2011학년도 대입을 앞둔 고3 학생들이 사용하는 은어들이다. 권혁제 대학진학지원센터 장학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제주 KAL호텔에서 5일까지 개최하는 워크숍에서 '입학사정관제와 고교 · 대학 연계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학생들이 즐겨 쓰는 각종 은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한 80개 대학 370명가량의 입학사정관들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면서도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권 장학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윤리 · 한국지리 · 사회문화 · 근현대사 4개 과목을 '국민사탐(사회탐구)'이라고 부른다. 해당 과목이 비교적 준비하기 쉬우면서도 무난히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선택과목이라는 이유에서다. 같은 식으로 물리 · 화학Ⅰ · 생물Ⅰ · 화학Ⅱ는 '국민과탐(과학탐구)'으로 통칭한다.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V라인'은 얼굴이 갸름하다는 뜻이 아니다. 언어 · 외국어영역 성적은 좋은데 수리영역이 나빠 그래프가 'V자형'으로 그려진다는 뜻이다. 의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수능성적이 나쁠 때 '지방삼룡의' 진학을 고려할 수 있다. 한림의대,순천향의대와 연세대 원주캠퍼스 의대를 이르는 말이다. 고3들은 어떤 학생이 무리해 상향지원을 하고 불합격할 경우 '장렬히 전사'했다고 한다.
특정 과목의 최고 인기강사를 부를 때는 일등강사라고 하지 않는다. '일타강사(1등 스타강사)'라고 한다.
권 장학사는 아울러 학생들이 대입 경쟁을 계산할 때 주로 쓰는 셈법을 소개했다. 예컨대 속칭 SKY대(서울대 · 연세대 · 고려대) 정원은 1만1300여명으로 전체 고3 학생의 3%다. 30명 정원 학급당 1명 정도가 SKY대에 진학할 수 있다. 서울소재 주요12개 대학 정원은 3만6500여명으로 10% 정도다. 학급당 3명 정도가 '인(in) 서울'에 진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과 부산지역 대학 정원은 7만7200여명이므로 학급당 6~7명(21%)이 갈 수 있다.
제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