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나흘만에 소폭 하락하며 1620선을 하룻만에 다시 내줬다.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참여자들이 짙은 관망세를 취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매물벽이 두터운 1630선을 앞에 두고 번번히 되밀리고 있어 에너지 응축과정 없이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점을 재확인시켜 줬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사흘째 계속돼 하방 경직성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4포인트(0.26%) 내린 1618.2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경기선행지수 하락 반전과 미국증시 혼조 마감 소식에도 불구하고 2.91포인트(0.18%) 오른 1625.35로 출발했다.

이후 장 초반 1631.10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서지 않으면서 약보합권으로 밀린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10억원, 20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이 127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로 781억원의 매물이 출회됐지만 비차익거래로 993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21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5일로 예정된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전인대 국정보고와 그리스∙독일 총리 회담, 미국 실업률 발표가 주식시장의 단기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투자주체들이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거래량은 3억7767만주, 거래대금은 3조2575억원으로 이틀연속 4조원대를 밑돌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어 그 결과를 확인한 뒤 대응에 나서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전인대 국정보고에서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주들의 약세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삼성전자가 나흘만에 하락 반전하며 1.30% 내린 7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전자도 2.30% 내린 10만6000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주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보합세로 장을 마쳤고, 기아차만 0.45%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포스코(1.69%)와 BNG스틸(4.68%), 세아제강(2.24%) 등 철강 관련주가 철강제품 가격 강세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KB금융(1.20%)은 사외이사 선출로 경영공백이 해소될 것이란 평가에 사흘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신한지주(1.05%)는 실적호전이 전망되면서 나흘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넥센타이어(4.98%)는 금호타이어 사태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상승세를 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만에 꺾였고, 매크로 모멘텀도 약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1634)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말과 다음주로 넘어가는 사이에 증시에 미칠 뉴스가 많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하며 반등 탄력이 제한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외국인 매수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시장이 급락하는 등의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며 "지루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종목별 반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