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가계부채 증가는 '풍선효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저축 비례해 대출 늘어나는건 당연
규제풀어 돈흐름 기업으로 돌려야
규제풀어 돈흐름 기업으로 돌려야
가계부채가 연일 뉴스거리다. 보도나 논평의 분위기를 보면 뭔가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하다. 하지만 혹시 우리는 근거 없는 걱정을 사서 하는 것 아닐까.
가계 부채가 많아진 것은 은행이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은행은 그 많은 돈을 왜 가계에 빌려줬을까. 이것에 대한 답은 두 가지 차원에서 구해야 할 것 같다. 첫째, 왜 그 많은 돈을 대출해 줬을까. 둘째, 왜 그 돈을 주로 (기업이 아닌) 가계에 대출해 줬을까.
은행이 그 많은 돈을 대출해 준 것은 누군가가 저축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하는 일은 저축을 받아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가계대출이건 기업대출이건,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저축이 늘었음을 뜻한다.
실제 숫자를 놓고 봐도 그렇다. 2009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원으로 1년 전보다 44조원이 늘었다. 그런데 예금은행 기준 총저축은 전년에 비해 74조원(가계 36조원,기업 38조원)이 늘었다. 최소한 예금은행만 놓고 본다면 늘어난 저축이 제대로 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저축이 늘어나면 대출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 늘어난 저축이 대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은행도 손해지만,수익이 없어 결국 저축자에게 이자도 주지 못할 것이다.
그 대출은 왜 기업이 아닌 가계로 갔을까.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안전한 대기업은 돈을 쓸 생각이 없고,돈을 빌려 달라고 손을 내미는 중소기업이나 가계는 위험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저축자의 돈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통로는 당연히 주택 담보대출이 되는 것이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붕괴될 경우 가계대출은 지진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또한 믿기 어려운 주장이다. 지난 2년간 세계의 부동산 가격이 다 폭락했는데도,우리의 부동산 가격은 잠시 내렸을 뿐 다시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게다가 요즈음 전세가격이 오르는 상황은 거품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거품이 발생할 때는 매매가격에 대한 임대료의 비율이 추락을 거듭하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은 60% 수준까지 올라간 곳도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거품이 끼었다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안전만으로 따지자면 부동산 담보만 한 것이 없다. 특히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출의 대부분이 신용대출인 경우를 생각해 보라.그것이야말로 위험하다.
이렇게 보면 가계대출에 대한 작금의 소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말인가. 기업 대출도 없는 상황에서 가계대출마저 줄어들면 은행은 어떻게 할 것이고,저축자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10년 전까지만 해도 정반대의 걱정을 했었다. 기업들의,특히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남의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니 부도덕하다고까지 몰아붙였다. 그 때도 기업이 돈을 쓰지 않았더라면 가계 대출이 많았을 것이다. 아무튼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려고 부채비율에 대해서 엄격한 제한을 도입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은행 빚을 안 쓰고,그야말로 자기 돈만으로 장사를 하게 되었다. 그것의 당연한 결과가 가계대출의 증가인데,이번에는 가계대출이 늘었다고 또 뭐라 하고 있다. 기업들에 대한 부채비율 규제나 수도권 규제 등을 풀어 투자를 촉진하면 가계대출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경제란 하나의 커다란 풍선과 같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튀어 나오는 부분을 누르고 있는 것 아닐까.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가계 부채가 많아진 것은 은행이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은행은 그 많은 돈을 왜 가계에 빌려줬을까. 이것에 대한 답은 두 가지 차원에서 구해야 할 것 같다. 첫째, 왜 그 많은 돈을 대출해 줬을까. 둘째, 왜 그 돈을 주로 (기업이 아닌) 가계에 대출해 줬을까.
은행이 그 많은 돈을 대출해 준 것은 누군가가 저축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하는 일은 저축을 받아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가계대출이건 기업대출이건,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저축이 늘었음을 뜻한다.
실제 숫자를 놓고 봐도 그렇다. 2009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원으로 1년 전보다 44조원이 늘었다. 그런데 예금은행 기준 총저축은 전년에 비해 74조원(가계 36조원,기업 38조원)이 늘었다. 최소한 예금은행만 놓고 본다면 늘어난 저축이 제대로 대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저축이 늘어나면 대출이 느는 것은 당연하다. 늘어난 저축이 대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은행도 손해지만,수익이 없어 결국 저축자에게 이자도 주지 못할 것이다.
그 대출은 왜 기업이 아닌 가계로 갔을까.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안전한 대기업은 돈을 쓸 생각이 없고,돈을 빌려 달라고 손을 내미는 중소기업이나 가계는 위험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저축자의 돈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통로는 당연히 주택 담보대출이 되는 것이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붕괴될 경우 가계대출은 지진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또한 믿기 어려운 주장이다. 지난 2년간 세계의 부동산 가격이 다 폭락했는데도,우리의 부동산 가격은 잠시 내렸을 뿐 다시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게다가 요즈음 전세가격이 오르는 상황은 거품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거품이 발생할 때는 매매가격에 대한 임대료의 비율이 추락을 거듭하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은 60% 수준까지 올라간 곳도 있을 정도로 높아졌다. 거품이 끼었다면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안전만으로 따지자면 부동산 담보만 한 것이 없다. 특히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출의 대부분이 신용대출인 경우를 생각해 보라.그것이야말로 위험하다.
이렇게 보면 가계대출에 대한 작금의 소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말인가. 기업 대출도 없는 상황에서 가계대출마저 줄어들면 은행은 어떻게 할 것이고,저축자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10년 전까지만 해도 정반대의 걱정을 했었다. 기업들의,특히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높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남의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니 부도덕하다고까지 몰아붙였다. 그 때도 기업이 돈을 쓰지 않았더라면 가계 대출이 많았을 것이다. 아무튼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려고 부채비율에 대해서 엄격한 제한을 도입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은행 빚을 안 쓰고,그야말로 자기 돈만으로 장사를 하게 되었다. 그것의 당연한 결과가 가계대출의 증가인데,이번에는 가계대출이 늘었다고 또 뭐라 하고 있다. 기업들에 대한 부채비율 규제나 수도권 규제 등을 풀어 투자를 촉진하면 가계대출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
경제란 하나의 커다란 풍선과 같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튀어 나오는 부분을 누르고 있는 것 아닐까.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