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의 모토마치 쇼핑거리에 있는 요리학원 '엠스 키친'(M's Kitchen).300여명의 수강생이 다니는 이 학원에서 제공하는 요리 레시피들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고추장을 필수 재료로 쓴다는 것.비빔밥,잡채 같은 한식은 물론 일식과 스페인,베트남 요리,이탈리아 파스타까지 고추장을 주요 소스로 사용한다.

12년째 요리 강습을 하고 있는 하시모토 미키코 원장은 "고추장은 두반장과 달리 어떤 요리에 넣어도 조화를 이루고 붉은색이 식욕을 돋우는 효과도 있다"고 칭찬했다. 수강생 미호 마쓰이씨(24)는 "와사비(고추냉이)나 겨자는 가열하면 매운 맛이 날아가기 때문에 매콤한 맛을 즐기는 이들이 고추장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김치,막걸리와 함께 일본에서 인기있는 대표적인 한국 먹거리 중 하나가 고추장이다. 일본 요리정보 사이트 '쿡패드'(www.cookpad.com)에 고추장을 입력하면 네티즌들이 개발한 600여가지 레시피가 검색될 정도다.

해외에서 고추장의 인기가 높아지자 국내 식품업체들도 교민은 물론 현지인을 겨냥한 판촉에 적극적이다. 대상재팬은 지난해 5월 와사비 1위 업체인 '긴지루시' 출신의 영업담당 이사를 영입해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윤상 대상재팬 사장은 "최근 조사 결과 일본에서 고추장 인지도는 2002년 30%에서 작년 말 95%로 높아졌다"며 "일본 내 고추장 시장이 30억엔(380억원)에 불과하지만 조만간 150억엔(1900억원)대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도 연내에 일본 전용 제품을 선보이고 순한 맛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요코하마(일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