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심장혈관 스텐트(탄성형 금속그물망) 대신 뇌혈관 전용 스텐트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가 국내 처음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뇌혈관이 막히면 심장용 스텐트를 집어넣어 개통시켰으나지름이 크고 딱딱한 탓에 부드러운 뇌혈관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신용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뇌졸중센터 신경외과 교수는 4일 오후 1시 병원 영상조영실에서 뇌혈관 전용 '윙스팬' 스텐트를 사용해 뇌경색이 발병한 허모 환자(69)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환자의 허벅지에 지름 3~4㎜가량 구멍을 낸 뒤 대퇴동맥을 통해 화살촉처럼 끝이 뾰족한 가는 카테터(도관)를 뇌혈관까지 밀어올린 다음 풍선을 집어넣어 부풀림으로써 좁아진 뇌혈관을 넓혔다. 이렇게 확보된 공간에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스텐트를 도달시켜 스스로 확장되게 만들어 넓어진 뇌혈관을 지탱할 수 있도록 했다.

신 교수는 "뇌혈관 전용 스텐트는 그동안 사용해온 심혈관용 스텐트보다 유연하고 지름이 다소 작으며 디자인이 정교하고 세밀해 뇌경색 등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뇌혈관은 심혈관과 달리 가늘고 굴곡이 심해 심장용 스텐트를 사용할 경우 뇌혈관까지 스텐트가 도달하기 어렵거나 시술 도중 혈관이 터질 위험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에서는 시판허가 및 건강보험 급여 인정 절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뇌혈관 전용 스텐트가 도입되지 못했다. 이번에 사용된 윙스팬 스텐트는 미국의 스텐트 전문기업인 '보스턴 사이언티픽'이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