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1일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전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1월1일 기준)보다 평균 4.9% 올랐다. 2008년 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에 따른 지난해 하락분(-4.6%)이 그동안의 꾸준한 경기회복에 힘입어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공시가격이 2008년 수준으로 대부분 원상복귀하면서 작년에 줄었던 보유세도 올해는 덩달아 늘어 납세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과천 18.9% 올라 '전국 최고'

전국 999만채에 이르는 아파트 · 연립주택 ·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가운데 지난해 공시가격이 대폭 하락했던 지역의 올해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서울이 대표적이다. 작년에 6.3% 떨어졌다가 올해는 6.9% 상승했다. 경기도 역시 작년의 하락세(-7.4%)를 벗어나 올해는 4.1% 올랐다. 각종 개발호재가 몰린 인천은 2.7%로 오름세가 작년(5.9%)보다 둔화됐다.

지방권에선 부산(5.5%) 대전(5.4%) 경남(5.1%) 울산(4.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대구는 지난해 5.8%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전국 16개 시 · 도 중 유일하게 하락세(-0.01%)를 이어갔다.

시 · 군 · 구 중에서는 과천(18.9%)이 가장 많이 올랐다. 작년에는 하락폭(-21.5%)이 가장 컸던 곳이다. 경기도 화성 역시 올해 14.3% 올라 작년 하락분(-12.4%)을 만회하며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도 작년에 10% 이상 떨어졌던 강동구와 강남구가 올해는 12.0%와 11.5% 오르며 서울지역 1~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가평은 작년(10.2%)에 이어 올해도 12.5%나 상승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2009년),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올해 말 예정) 등의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반면 강원 철원(-4.9%),충남 연기(-4.0%),경북 구미(-2.9%),전북 장수(-2.7%)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락했다.

◆고가주택이 상승세 주도

재건축 기대감 등이 강한 서울 강남권,과천 등의 고가주택이 올해 공시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10.2%,9억원 초과 주택은 8.8% 각각 상승했다. 이 가격대는 지난해 13~14% 하락했었다.

반면 3억원 미만 중저가 주택은 전국 평균치(4.9%)보다 낮은 2.3~4.3% 오르는 데 그쳤다. 1주택자라도 9억원 초과인 종부세 대상 주택은 8만5000채로 전년(6만1000채) 대비 39.3% 늘었다.

최근 '재건축 조건부 허용'으로 결론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77㎡(이하 전용면적 기준)가 7억2200만원으로 작년(5억8800만원)보다 22.8%나 올랐다. 서초구 반포 한신3차 108㎡도 8억1600만원으로 전년(6억5900만원) 대비 23.8%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역시 76㎡가 8억16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올랐다.

과천도 부림동 주공8단지 73㎡가 4억2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8.9% 상승했고,분당 이매촌 청구 59㎡는 10.5% 오른 2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은 공시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114㎡는 7억9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 올랐고,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84㎡는 작년과 똑같은 4억1200만원이었다. 경기도 용인 보정동 죽현마을 아이파크 84㎡도 3억2600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2.8%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지난해 갓 입주해 공시가격이 첫 고시되는 단지 중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는 9억6000만원,반포 래미안퍼스티지 135㎡는 16억4000만원이었다.

◆보유세 부담 지역편차 클 듯

공시가격 상승으로 올해 재산세 ·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작년보다 늘게 된다. 다만 지역별로 세부담 편차가 클 전망이다. 서울을 예로 들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권은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공시가격이 조금 오른 강북은 세부담 역시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7㎡의 경우 보유세(교육 · 농특세 포함,도시계획세는 제외)가 지난해 93만7000원에서 올해는 121만1000원으로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적용률)이 작년과 같은 60%(종부세 80%)라는 가정 아래 세부담 상한선을 적용한 추산액이다. 재산세 세부담 상한선은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전년의 105%,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110%,6억원 초과는 130%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76㎡의 경우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6.4% 올랐지만 보유세 부담은 81만6000원으로 26.2%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114㎡는 올해 보유세가 153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1%,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59㎡는 16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