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아이폰처럼 기술 '칸막이' 없애야 창조력 무한대
이처럼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이 대세다. 장르 간,학문 간의 단순한 교류나 차용을 넘어 아예 살림을 합치고,새 집을 짓는 수준이다.
무선통신 · 인터넷 ·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이 융합된 애플의 '아이폰',그래픽 기술과 모셥 캡처 기술 · 3D 기술이 총동원된 영화 '아바타',인간의 아날로그적 신체성이 디지털 게임과 결합한 '닌텐도 위'까지 다양한 기술 융합이 21세기의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기술의 대융합》은 미래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융합기술의 전 분야를 정리한 최초의 개론서다. 이귀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첨단융합기술 전문위원장을 비롯해 기술융합을 선도해온 최고 전문가 39명이 기술의 대융합을 이루는 학문 간 연구 성과와 새로운 융합기술의 탄생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 40편의 글을 담았다.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여러 학문과 기술이 융합하는 것은 이를 통해 개별 기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데다 상상력과 창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융합을 통해 개별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는 생물학과 컴퓨터공학이 융합된 생물정보학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2003년 인간게놈 프로젝트로 인간의 유전자 서열이 밝혀졌지만 이 서열 정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를 계기로 생명현상의 복잡 방대한 정보를 컴퓨터로 분류 · 해석하는 생물정보학이 등장했고,생물학계는 수학 · 통계학 · 전산학 지식을 갖춘 '신(新)생물학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건설 조선 등 전통적 산업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첨단 대형 모니터와 IT 솔루션을 공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유람선은 같은 크기의 유조선 건조비(1억달러)의 15배나 된다.
또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공학 예술 등의 개별 학문이나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층적인 21세기형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융합기술은 필수적이다. 가령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료전지라는 친환경 융합기술이 필요하며,달 기지 건설에는 건축 토목 바이오 로봇 통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기술이 요구된다.
IT · BT · ST · GT · CT(문화기술) 등 6개 핵심 기술이 어떻게 만나고 섞여 어떤 산업과 연구분야를 만들어내는지,그리고 이런 융합기술이 문화예술,경제,인문사회,윤리 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