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가능 판정'을 받는 데만 8년이나 걸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사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건축 투자자나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경우 지금 매입할 경우 과연 수익을 내겠느냐를 놓고 계산이 분주하다.

한국경제신문이 4일 건축설계업체인 DS포럼과 재개발정비업체 등에 투자수익률 컨설팅을 의뢰한 결과 현재 호가나 실거래가 수준으로 은마아파트를 사서 약 4년 후 재건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경우 수익률을 따져보면 '은행예금 금리 수준'일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의 강남권 재건축 투자수익률로 보면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업체들의 판단이다.

재개발정비업체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예상 용적률과 기부채납 조건,현재 매매호가 등의 가변 요소를 넣어 재건축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일반분양 물량이 강남의 다른 재건축예정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은행예금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건축설계업체인 DS포럼이 은마아파트를 포함한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3곳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은마아파트는 전체 5889채 중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410채에 불과,다른 단지보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DS포럼은 이번 시뮬레이션에서 은마아파트의 용적률을 300%로,기부채납 비율을 5%로 가정했다. 또 소형평수 의무비율은 관련 법규에 따라 전용면적 60㎡ 이하:전용 85㎡ 이하:전용 85㎡ 초과 등의 비중을 각각 20%:40%:40%로 설정했다.

이에 따르면 세대수는 기존 4424채에서 1465채가 늘어난다. 재건축 후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4424채를 뺀 나머지는 △임대 1055채 △일반분양 410채 등으로 임대물량이 일반분양 물량보다 많다. 투자자나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에게 파는 분양 물량이 적으면 조합원들이 내야 할 추가분담금이 많아지게 되고,결국 조합원 수익률도 낮아져서다.

같은 조건으로 재건축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개포주공1단지(5층)는 일반분양 물량이 800채로 은마아파트보다 두 배 많았고,압구정 신현대(12,13층)는 1250채로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은마아파트는 이들 2개 단지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재개발정비업체의 분석 결과 은마아파트의 3.3㎡당 일반 분양가를 현재 시세인 3300만원으로 잡으면 공급면적 82㎡(25평) 240채의 일반분양 수입은 약 1980억원이다. 이에 공급면적 112㎡(35평) 170채의 일반분양 수입(1963억원)을 더하면 3943억원이다. 3.3㎡당 평균 공사비는 500만원 선으로 지상층 연면적(68만118㎡)으로 계산하면 1조305억원 정도 들어간다. 분양수입보다 6362억원 많다. 이럴 경우 조합원 4424명이 1인당 평균 1억44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공사비 말고도 설계감리용역비와 같은 간접 공사비까지 더 들어간다고 치면 조합원 분담금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은마아파트 매도호가는 전용면적 77㎡(31평형)가 10억~10억5000만원이고,전용면적 85㎡(34평형)가 12억~12억7000만원.이 시세와 분담금을 합친 가격을 재건축 후 배정받은 아파트 시세(은마아파트 주변 현 시세 기준)와 비교했을 경우 수익률이 은행금리 수준(연 4%)을 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