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기업들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능률협회컨설팅(KMAC)은 7일 '2010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과 6대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만 15세 이상 60세 미만 남녀 1만1597명을 대상으로 196개 산업군의 브랜드를 1 대 1 개별면접 평가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에도 조사를 시작한 뒤 지난 12년간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온 대표 브랜드들이 1위를 차지했다.

비씨카드,이마트,귀뚜라미보일러,롯데백화점,눈높이,웅진코웨이,금강,삼성증권,삼성생명,대한항공 등 36개 브랜드는 조사 시작 이래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는 대기록을 세웠다. 내구재 산업은 케어스(공기청정기),매직스팀오븐(복합오븐),영창피아노(피아노),지인창호(창호재) 등 45개 브랜드가 1위에 올랐다.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재 산업에서는 락앤락(밀폐용기),해표(식용유),부라보콘(아이스크림),케토톱(붙이는 관절염 치료제),ESSE(담배),정관장(건강식품) 등 80개 브랜드가 1위였다. 서비스 산업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71개 브랜드가 1위에 꼽혔다. 래미안(아파트),세콤(방범보안 서비스),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훼미리마트(편의점),금호고속(고속버스),금호렌터카(렌터카),하이마트(전자전문점) 등이다.

올해 K-BPI 조사에서는 한샘인테리어(주거용 가구),눈높이(유아교재) 등의 브랜드가 공격적 투자로 리딩 브랜드로 올라섰다. 매년 K-BPI에서는 기업의 브랜드 활동 결과에 따라 순위가 변하는데 올해는 전체 분야 중 11% 업종에서 1위가 바뀌었다. 예년의 경우 평균 5% 정도만 새로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즉석 간편식 부문의 오뚜기 3분요리,건전지 부문 로케트,MP3플레이어 부문 삼성 YEPP 등이 대표적이다. KMAC 관계자는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불황기에 위기를 기회로 적극 활용해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업체들이 1위 브랜드로 새로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을 이뤄 경쟁 브랜드와 현격한 차이를 내며 최고 브랜드의 주도권을 쥔 업체들 모습도 두드러졌다. 또 삼성,LG,SK,웅진,CJ 등은 그룹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브랜드 경영을 통해 브랜드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전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가운데 1등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의 파워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1등 브랜드가 기업을 대표하는 대표주자로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간판 브랜드 육성과 관리를 위한 전략적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BPI는 KMAC가 1999년부터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내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통해 각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조사한 것이다. 소비자 구매행동에 미치는 브랜드 영향력을 파악해 지수화했다. KMAC는 올해 소비재 80개,내구재 45개,서비스재 71개 등 총 196개 산업군에 걸쳐 조사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