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확산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결함시정) 사태가 또 다른 위기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현지 언론을 통해 리콜 수리를 받은 도요타 차량에서도 급발진 현상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고가 쇄도함에 따라 "사태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은 물론, 리콜 수리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도요타 측에 다른 해결방안을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NHTSA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재까지 60명 이상의 도요타 차량 소유자들이 리콜 수리를 받은 후에도 급발진 현상을 경험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해 왔다. 이에 따라 NHTSA는 도요타 측에 문제를 확실히 해결했는지를 문의한 상태다. 현재 도요타는 급발진 차량의 페달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세계에서 약 800만대 차량의 리콜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NHTSA 국장은 "사태를 끝까지 파헤쳐 규명할 것(Get to the bottom of this)"이라며 "도요타의 수리 방안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NHTSA는 도요타에게 다른 해결책을 마련토록 지시할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의 재점화에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도요타 측은 "현재 수리 후에도 급발진을 경험했다는 운전자들과 상담을 진행 중이며, 접수된 신고 대부분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도요타는 급발진 사고와 관련된 모든 신고를 조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3~24일과 2일 세 차례에 걸친 '도요타 청문회'에서 절정에 달한듯 했던 미 의회의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 민주당 의원인 바트 스투팍 도요타 리콜사태 조사위원회 의장은 "도요타 차량의 급발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미국인들은 도요타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 그리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