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가장 관심을 끌었던 증권시장 이슈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경기선행지수는 경기의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 경기에 민감한 10개 지표의 동향과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실제 경기보다 3~11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수에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찍으면 코스피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선 과거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1999년 IT(정보기술)버블을 비롯해 2002년 가계부채버블,2004년 중국긴축,2007년 미국 금융위기 등이 그 예에 속한다.

떨어진 경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중국이 긴축정책을 썼을 때와 2006년 물가 상승 시기엔 주가가 일시적 조정을 보이고 대세 상승장으로 흘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경기선행지수 하락세는 후자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이 경기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과거의 경기 급락은 버블형성과 붕괴과정에서 나타났는데 현재 상황은 경기회복 과정으로 버블은 아니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과열에 따른 긴축정책이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있지만,지속적인 내수소비 확대정책을 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주가 수준도 조정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를 싣는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국내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는 13.3배였던 반면 지금은 9.1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의 긴축전환,미국의 금융규제안,유럽의 재정위기,한국의 경기선행지수 하락 반전 등 악재가 호재를 압도하는 형국임에도 증시의 낙폭이 제한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열악한 경기상황에서도 이익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결국 조만간 국내 경기는 민간의 수요 회복을 통한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는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움츠리고 있는 형국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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