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4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4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이지만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고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금융 불균형 발생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느슨한 통화정책이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접어들었을 때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얘기다. 말레이시아 경제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4.5%(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호주 베트남에 이어 아시아 · 태평양 지역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이뤄진 것이다. 중국과 인도 등은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면서 통화정책을 시중 유동성 회수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로버트 프라이어 반데스포르데 HSBC 이코노미스트는 "말레이시아나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이날 연 6.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필리핀과 태국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은 오는 2분기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