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6 · 2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경남지사 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당내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두 사람 모두 친이(친이명박)계 주류로 분류되는 터라 이 대통령의 의중이 후보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후보 경선 등 출마 준비를 위해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겠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혹은 다음 주 중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장관직 사퇴를 놓고 종일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전날) 오후 1시까지 공식 행사가 있어 업무가 밀렸다"며 "오늘 새벽 이임식을 하라는 (대통령의) 뜻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가족들과 함께 완전히 이사할 것"이라며 "(경선은) 당에서 요구하는 절차대로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남을 일본 오사카처럼 제조업과 첨단연구소,역사적 명소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이방호 전 의원은 "출마와 불출마를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주고 떠밀려 나오는 소신없는 행위는 도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유감스럽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 장관의) 출마는 일부 정무라인의 의견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여권 핵심부의 의견인 양 알리고 다니는데 여권 핵심부를 더 이상 팔지 마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경선 예고 상황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안홍준 의원도 출마 여부를 막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공천을 놓고 친이계 내부 경쟁은 물론 '친이 · 친박'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준혁/박기호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