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농업부문 분사후 매각…부채 1조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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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빚 4000억으로
주력사업 반조체 부문 집중
주력사업 반조체 부문 집중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매년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2000억원에 달한다"며 "정상적인 영업활동만으로는 반도체 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농업부문을 따로 떼내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다시 태어나는 동부한농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의 분사는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 7월1일 이뤄진다. 사명은 ㈜동부한농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한농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사업의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작물보호제,비료,종묘,농자재 등 기존 사업 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새만금 간척지 대규모 첨단 영농사업,농산물 생산 · 가공 · 유통사업 등의 신규 사업을 시작하고 바이오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동부한농이 별도의 회사로 독립하는 것은 꼭 3년 만이다. 동부는 2007년 그룹 내 독립계열사였던 동부한농을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던 동부일렉트로닉스와 합병,동부하이텍을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시장지배력이 확고한 알짜 사업"이라며 "분사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주력사업인 아날로그 반도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무구조 개선작업 올해 중 마무리
동부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02년이다. 당시 아남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조원대의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해 동부는 2004년 산업은행 등 14개 금융회사로부터 1조200억원과 1억5000만달러를 빌렸다. 하지만 물량 공세에 나선 대만 경쟁 업체들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아 만성적자 상태에 놓이면서 현금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동부는 2007년 그룹 내 우량 계열사인 동부한농과 당시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쳐 동부하이텍으로 합병하는 카드를 내놨다. 그럼에도 동부하이텍의 자금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산업은행 등 대주단은 2008년 대출계약을 5년 연장하는 조건으로 자산매각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9000억원을 마련,부채비율을 300%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동부는 곧바로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동부하이텍의 합금철 사업부를 분할해 동부메탈이란 회사를 세운 것도 이 때의 일이다. 당초 동부는 동부메탈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산업은행 PEF(사모펀드)와 가격과 사업 방향에 대한 이견이 커 매각 작업이 불발됐다.
이에 김준기 동부 회장이 나서 3500억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했다. 동부메탈의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동부하이텍에 35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것.동부메탈의 지분 중 10%는 일반에 매각했으며 부동산과 유가증권의 일부도 현금화했다.
동부하이텍은 농업부문 분사와 동부메탈 상장이 재무구조 개선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날로그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고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부채로 인한 이자 부담이 사라지면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