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지난 주말 금호산업 채권단의 풋백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처리방안에 동의함에 따라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협상이 사실상 타결(妥結)됐다. FI들은 대우건설 지분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매각하고,매각 차액을 금호산업에 출자전환한다는 게 핵심이다. 산은은 이달 말까지 관련 실사를 마치고 금호산업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계획을 마련,채권단 의결을 거쳐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빚어진 투자자금 회수문제를 놓고 2개월 이상 지속돼 온 FI와 채권단 간 갈등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금호산업 회생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물론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협상타결로 금호산업은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사태를 겨우 모면했을 뿐 빠른 시일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그룹의 재무구조 악화가 심각한 만큼 유동성 확보와 현금흐름 개선이 발등의 불이다. 금호의 회생을 위한 채권단 등의 노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지금부터가 훨씬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의 경영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차질없이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는 심각한 고용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일자리 유지만큼 화급한 과제도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선 워크아웃 대상을 비롯한 계열사의 자산매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신규자금 지원이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이달 말까지 금호산업에 대한 2조원 이상의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채권단의 방침은 눈여겨볼 만하다. 금호 대주주들 또한 정상화를 이뤄내야 할 1차적 책무를 지고 있는 만큼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에 앞장서야 할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