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일째 하락세를 보이며 1130원대로 고꾸라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5일보다 6.4원(0.56%) 하락한 1133.7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그리스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반등하고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외환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보다 양호하게 발표된 것도 환율 하락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뉴욕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1개월물 원달러 환율은 1133.75~1139원에서 움직였고 1139/11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4.1원 하락한 1136원으로 갭다운(큰 폭의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1133원대로 떨어졌다. 환율이 1133원대까지 내려간 거은 지난 1월 20일(1127.2원) 이후 약 7주 만이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1% 초반대로 오름폭을 줄이고 유로달러도 1.368달러대로 상승폭을 확대했지만 환율은 더이상 내려가지 못하고 1133~1134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추정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왔다"며 "롱스탑성(손절매도) 달러 매도세도 보이고 주식시장이 급등하니 '사자'도 별로 없어 시장이 좀 조용하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생각보다 환율이 더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환율이 1130원대로 내려오니 세게 밀지도 못할뿐 아니라 결제수요도 만만치 않고 밑으로 갈수록 당국의 경계감은 더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장참가자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대폭 축소한 아니라서 분위기 자체가 전환된 것은 아니다"며 "역외세력은 별다른 움직임 없고 1130원 초반에선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일단 장 후반까지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당국이 얼마나 시장에개입할지에 따라 환율 하락 속도는 조절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전 11시 13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5p 상승한 1653.42를, 코스닥지수는 5.31p 오른 516.59를 기록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아시아 거래에서 1.3683달러대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엔달러 환율은 90.41엔대로 올라섰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