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닷컴 거품이 붕괴된지 10년만에 인터넷 사업이 뉴욕에서 꿈틀대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첼시아에서 열린 ‘뉴욕 기술 만남의 날’행사에 700여명의 신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UC버클리대에서 지역경제를 연구하는 안나리 삭세니안 교수는 “뉴욕에는 출판 광고 미디어 패션 등의 산업이 발달돼 있어 기술과 인터넷 벤처기업이 일거리를 찾기 유리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이 많다는 게 뉴욕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광고회사인 더블클릭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케빈 라이언씨는 ‘길트 그룹’이라는 고가품 할인 인터넷 사이트를 설립했다.그는 뉴욕에서 벤처사업을 시작한 이유로 ‘삭스’,‘돌체앤드가바나’등 고가품 매장에서 근무해본 경력자를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일간 이메일 정보 서비스를 하는 ‘스릴리스트’를 창업한 벤 레러씨는 정보에 민감한 도시민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최근 7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25개 정도의 신설기업에 투자할 예정인 레러씨는 그중 80% 가량이 뉴욕 소재 벤처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벤처회사인 유니언 스퀘어의 공동설립자인 프레드 윌슨씨는 인터넷에서부터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상물을 케이블로 전송하는 벤처회사인 ‘복시’,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 회사인 ‘텀블러’,이동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포스퀘어’등에 투자하고 있다.

뉴욕에서 닷컴 기업 붐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유명 벤처금융인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초기 투자했던 샌프란시스코 소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론 콘웨이씨는 전체 투자금의 20% 가량을 뉴욕에 있는 25개 신생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그는 1년전에만 해도 투자 규모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 벤처캐피털연합회에 따르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해동안 뉴욕에서 성사된 벤처 투자는 247건,1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아직은 실리콘밸리 보스턴에 이어 3위지만 성장 속도는 어느 곳보다 빠르다는 게 연합회측의 설명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