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약 7주만에 최저치…1132.6원(-7.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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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엿새째 하락세를 나타내며 1130원대 초반으로 고꾸라졌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5일보다 7.5원(0.66%) 하락한 1132.6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133원대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 1월 19일 종가 기준 1127.5원을 기록한 이후 약 7주 만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날 환율 하락에 대해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조짐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반등하고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 소식으로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주말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압력을 가했다. 이런 영향으로 밤사이 뉴욕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1개월물 원달러 환율은 1133.75~1139원에서 거래됐고 1139/11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지난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도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인보다 4.1원 내린 1136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1133원대로 낙폭을 늘렸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1% 초반대로 오름폭을 줄이고 유로달러도 1.368달러대로 상승폭을 확대했지만 환율은 결제수요 등이 공급되자 추가하락이 막히며 1134원대에서 주춤했다.
이 때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추정하기도 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나왔다"며 "롱스탑성(손절매도) 달러 매도세도 보였고 주식시장이 급등하니 달러 매수도 별로 없어 시장이 조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환율이 1130원대로 내려가니 세게 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결제수요도 만만치 않아 밑으로 갈수록 당국의 경계감은 더 커졌다"고 전했다.
오후 들어서도 환율은 오전과 같이 1130원대 초반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 시장참가자는 "주가지수가 강세를 보이니 달러 매수세도 별로 없었다"며 "아래쪽에서는 결제수요가 꾸준히 나왔고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오후 2시 30분 이후를 주목했다. 최근 일주일 새 외환당국이 종가관리를 목적으로 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장 막판 감지돼 왔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까지 1133원대를 횡보하더니 장 막판 주식매수 관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하락폭을 늘려 1132원에서 일중 저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낙폭을 소폭 축소한 1132.6원에서 마감됐다.
한 시장참가자는 "장 막판에 주식매수 관련 외국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출회되면서 환율이 1132원선으로 밀렸다"며 "다만 당국의 개입 우려 등으로 낙폭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미국 고용지표 등 해외 호재에 힘입어 한달 반 만에 1660선을 탈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47p 상승한 1660.04를, 코스닥지수는 6.36p 오른 517.64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장중 내내 '사자'를 외친 외국인은 5031억원어치를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출구전략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경제는 아직 민간의 자생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금리를 인상할 시기는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워낙 정부가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윤 장관의 발언은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금통위를 앞두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최근 경기선행지수 하락과 부동산의 부진 등으로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었기 때문에 이번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