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의 창업주인 정운호 전 회장(45 · 사진)이 8일 신생 브랜드숍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3월 네이처리퍼블릭 출범 당시부터 정 사장이 배후에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1년 만에 지분을 100% 인수하고 경영 전면에 나서 베일을 벗게 된 셈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규민 대표,박평순 영업본부장 등 임원과 팀장급 20여명이 모두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로 구성됐다. 또 소액주주의 공동 투자로 출발한 신생 브랜드임에도 월드스타 '비'를 모델로 내세우고,명동의 '가장 비싼 땅'에 매장을 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왔다. 정 사장은 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28세 때인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식물원'(1996년)과 '쿠지'(1998년)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2003년 설립한 더페이스샵은 '자연주의'라는 차별화된 컨셉트로 다양한 유통채널을 파고들어 선발주자인 미샤를 누르고 업계 1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2005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더페이스샵 지분 70.2%를 팔고 다음 해 12월 경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엔 LG생활건강에 지분 19.8%를 매각했다. 아직 더페이스샵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지만 2년 뒤 LG생활건강 측에 넘기도록 돼 있어 사실상 지분을 모두 정리한 셈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95개,해외 9개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