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접경지대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나진항 이용을 중국에 10년,러시아에 50년간 허용해 3국 간 경제협력의 전초기지 마련에 나섰다. 또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도 10월 착공한다. 나진 · 선봉지역의 완전 개방설도 나온다. 중국은 낙후한 동북 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의 발전을 위해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시행하기 시작해 북 · 중 간 국경지역을 기점으로 경제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처럼 나진항을 대외에 개방하는 것은 외자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보인다. 북한은 나진항을 중개무역과 보세,수출가공이 가능한 국제 물류기지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나진항을 임대한 곳은 다롄에 위치한 환경설비 전문제조업체인 창리그룹이다. 이 회사는 향후 10년을 추가로 임대하는 방안을 북한 측과 협의 중이다.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중국 측이 전액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이 나진항을 이용할 경우 훈춘~원정리~나진항으로 이어지는 북 · 중 물류통로가 개설된다. 중국은 동해로 직접 나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돼 동북아의 물류 주도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또 신압록강대교가 오는 10월 3년 공사 예정으로 착공하면 곧바로 신의주와 단둥 사이에 위치한 비단도 개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비단도 바로 위에 3000만평 규모의 단둥임강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북한은 비단도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50년 사용권을 넘긴 부두는 중국이 사용권을 확보한 부두보다 규모가 크다. 북한은 나진과 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 공사도 진행 중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8일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이달 초 나선(나진+선봉)시를 방문해 "6개월 후에 이곳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시도가 고질적인 인프라 부족과 제도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