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킨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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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1월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토머스 브래들리 후보가 흑인으론 사상 첫 주지사 당선이 확실하다고 일부 신문 방송이 보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래들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주했고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당선'으로 나왔다. 하지만 개표 결과 백인인 조지 듀크미지언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유권자들이 겉으론 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고선 실제로는 백인을 찍었기 때문.이후부터 여론조사에서 우세하던 비(非) 백인 후보가 실제 선거에서는 득표율이 낮게 나오는 현상을 '브래들리 효과'로 부르게 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존 투비 교수팀은 2001년 일단의 사람들에게 각자 단어를 한 개씩 말하게 한 뒤 '누가 그 단어를 말했나'를 기억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누가 어떤 단어를 얘기했는지는 잊었으나 흑인 또는 백인이 말했다는 건 대부분 기억해냈다. 인종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다는 증거로 제시되는 실험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폭력성을 띠는 인종차별이다. 대표적인 게 백인 인종주의 단체 'KKK'다. 이 단체는 1866년 남북전쟁 후 남부의 백인들이 노예해방에 반대하고 지주의 권익을 회복하기 위해 조직한 비밀결사다. 흰 가운에 복면을 한 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선 살인 방화도 서슴지 않는다. 러시아에 연수 중이던 우리 대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지 20일도 지나지 않아 또 한 유학생이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흰 가면을 쓴 범인이 갑자기 달려들어 흉기를 휘두른 점,금품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러시아 '스킨헤드'에 의한 인종차별 범죄로 추정된다고 한다.
스킨헤드는 머리를 빡빡 밀고 다니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청년들을 일컫는다. 가죽 점퍼와 청바지,군복을 즐겨 입으며 극단적 유색인종 혐오증을 드러낸다. 스킨헤드가 주로 출몰하는 곳은 모스크바 등 러시아 대도시지만 영국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1960년대 후반 영국 노동자계급의 하부문화를 뜻하는 말로 쓰이다 네오나치즘 및 국수주의와 결합해 폭력적 경향을 띠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킨헤드가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유색인종이 그들의 일터를 빼앗고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모스크바에서만 20여 개의 조직이 활동 중인데다 범행도 우발적이어서 단속에 한계가 있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어느 사회에서든 살기 어려우면 남의 탓을 하는 습성이 문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존 투비 교수팀은 2001년 일단의 사람들에게 각자 단어를 한 개씩 말하게 한 뒤 '누가 그 단어를 말했나'를 기억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누가 어떤 단어를 얘기했는지는 잊었으나 흑인 또는 백인이 말했다는 건 대부분 기억해냈다. 인종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다는 증거로 제시되는 실험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폭력성을 띠는 인종차별이다. 대표적인 게 백인 인종주의 단체 'KKK'다. 이 단체는 1866년 남북전쟁 후 남부의 백인들이 노예해방에 반대하고 지주의 권익을 회복하기 위해 조직한 비밀결사다. 흰 가운에 복면을 한 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선 살인 방화도 서슴지 않는다. 러시아에 연수 중이던 우리 대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지 20일도 지나지 않아 또 한 유학생이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흰 가면을 쓴 범인이 갑자기 달려들어 흉기를 휘두른 점,금품을 노리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러시아 '스킨헤드'에 의한 인종차별 범죄로 추정된다고 한다.
스킨헤드는 머리를 빡빡 밀고 다니는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청년들을 일컫는다. 가죽 점퍼와 청바지,군복을 즐겨 입으며 극단적 유색인종 혐오증을 드러낸다. 스킨헤드가 주로 출몰하는 곳은 모스크바 등 러시아 대도시지만 영국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1960년대 후반 영국 노동자계급의 하부문화를 뜻하는 말로 쓰이다 네오나치즘 및 국수주의와 결합해 폭력적 경향을 띠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킨헤드가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유색인종이 그들의 일터를 빼앗고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모스크바에서만 20여 개의 조직이 활동 중인데다 범행도 우발적이어서 단속에 한계가 있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어느 사회에서든 살기 어려우면 남의 탓을 하는 습성이 문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