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book) 단말기 시장을 놓고 국내 정보기술(IT) 회사들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 제품을 내놓았던 삼성전자와 아이리버에 이어 북큐브네트웍스가 최근 무선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원시스템 아이스테이션 등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만들던 중소업체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무선 기능 담은 제품 속속 나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기존 전자책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한 'SNE-60/60K'를 내놨다. 이 제품은 6인치 화면을 탑재했으며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2기가바이트(GB) 용량의 메모리가 내장돼 있어 약 1400개의 전자책 콘텐츠를 저장해 볼 수 있다. PDF 파일 등을 변환 없이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영한,한영,영영 사전 등이 담겨 있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펜으로 클릭해 찾아볼 수도 있다. 가격은 42만9000원이다.

북큐브네트웍스는 지난달 말 전자책 단말기 '북큐브(B-612 · 사진)'를 출시했다. 이 제품도 삼성 전자책 단말기와 마찬가지로 6인치 화면에 와이파이 기능을 내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이 35만2000원으로 와이파이 내장형 전자책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전자책 콘텐츠 업체인 북토피아,다산지앤지 등과 콘텐츠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도 맺었다. 이에 따라 북큐브가 자체 보유한 5000여개의 전자책 콘텐츠를 포함해 총 3만여개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전자책 시장,새내기들의 도전

코원과 아이스테이션 등도 2~3분기께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아이스테이션은 기존 전자잉크 방식이 아닌 LCD(액정표시장치) 방식의 화면을 탑재한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가 출시할 전자책 단말기는 화려한 그래픽을 내세워 다양한 PMP 기능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코원 관계자는 "전자책 사업이 성공하려면 콘텐츠 수급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대형 서점 한 곳과 논의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가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최근 PMP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PMP 등의 기능이 스마트폰 안에 속속 담기면서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확보가 관건

전자책 단말기는 품질 못지 않게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30만~40만원대의 전자책 단말기를 갖고 있어도 콘텐츠가 부족하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인터파크INT와 같은 업체들이 최근 콘텐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전용 단말기를 포함해 콘텐츠,네트워크,솔루션 등 전자책 관련 핵심 시스템을 포괄하는 서비스인 '비스킷'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의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하는 도서량은 90만종에 달하지만 전자책 콘텐츠는 5만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