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이것이 지적인 도전이고 혁신적인 일을 한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혁신적인 새 제품을 쏟아내는 미국 제조업체 3M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조지 버클리 3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 사진)의 해답은 단순했다. 그는 "창의성은 자유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업 문화가 비결이라고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람들은 혁신이 기업조직의 맨 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밑에 있는 현장 직원들이 만들어낸다"며 "그들이 자신의 일을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이라고 느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려들도록 자유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버클리 회장은 3M식 연구 · 개발(R&D)의 사례로 출시 예정인 초저가 호흡용 마스크를 들었다. 불황과 이머징마켓 공략을 위해 기존 호흡용 마스크를 초저가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개발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그는 밝혔다. 대신 담당 연구원들에게 "호흡용 마스크 부문을 지키기 위해서는 초저가 제품이 꼭 필요하다"며 설득하고 동기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신 때문에 그는 R&D 부서에는 6시그마 같은 품질관리를 도입하지 않았으며 단기적인 성과에도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업무시간의 15%를 직무와 무관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한 '15% 룰'을 유지하고 R&D 예산을 평소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