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했던 주식 대차거래를 재개한다. 대차거래란 보유 주식을 다른 국내외 기관에 일정 기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거래를 말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8일 "금융위기 때 중단했던 주식 대차거래를 조만간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 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는 판단하에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해 다시 대차거래를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차거래를 통해 연 2~5%의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대차거래 재개 시점이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는 4월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본격적인 대차거래 재개를 앞두고 이미 지난 1월 말 보유 주식 1만주를 국내 기관에 시범적으로 대차해줬다. 국민연금이 주식 대차거래를 시작할 경우 우정사업본부 교직원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08년 10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공매도가 금지되자 대차거래를 중단했다. 그러나 작년 6월1일 공매도가 다시 허용(금융주 제외)된 뒤에도 재개하지 않았다.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공세가 거세지자 이들에게 주식을 빌려줌으로써 공매도를 가능케 했던 국민연금에도 비난 여론이 일었던 점을 의식한 것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