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룸살롱 문화', '접대 문화' 등 한국을 비하하는 질문으로 봉변을 당했다.

윤 장관은 이날 한국의 경제정책을 묻는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람스타드 기자로부터 "한국의 룸살롱 문화 때문에 한국 여성이 기업 취직이 힘든 게 아니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받았다.

이 기자는 여성의 날을 맞아 한 가지 묻는다더니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낮은 것은 룸살롱 등 잘못된 직장 회식 문화 때문이 아니냐"며 윤 장관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외국 언론 서울 특파원들이 윤 장관을 공개적으로 망신시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한국의 남성과 여성을 비하한 데 모자라 한국의 직장 문화까지 룸살롱 등과 연계해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받고 있다.

이에 윤 장관은 "한국은 최근 발령받은 검사 중 절반이 여성"이라며 "가정에서도 한국 여성만큼 경제권을 가진 나라도 없다"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이에 지지 않고 "기업체 직원들이 재정부 직원들을 룸살롱에 데려가는 걸로 아는데 이에 대한 기준이 있냐"며 또다시 황당한 질문을 했다.

윤 장관 이번에도 "어디서 그런 정보를 입수했는지 의문스럽다"며 "우리는 그런 부분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며 반박했다.

분위기가 한층 심각해지는 가운데 또 다른 기자도 월스트리스저널 기자와 같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CBS라디오의 돈 커크 기자는 "룸살롱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게 대기업 인사들"이라며 "이런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접대비 허용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며 거들었다.

윤 장관은 이번 질문에도 적절히 답변하며 넘겼지만, 이 같은 일부 외신기자들의 돌발적인 질문에 재정부와 내국인 참가자들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