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뜨면 클릭수도 수직상승…SNS가 뉴스 이용습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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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MA)에서 진행자가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마이크를 가로채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TV를 시청하며 트위터를 사용하던 이들의 집중 포화를 실시간으로 받았다. 트위터에서 논란이 가열되면서 이 프로그램은 900만명이 시청,사상 최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레슬리 문브스 CBS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은 방송의 적이 아니라 동지"라며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방송과 인터넷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단문 메시지를 이용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트위터(Twitter)는 이용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이 신문 방송 등 주류 언론의 뉴스를 구독하는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위터에 뜬 뉴스에 클릭 수가 대거 몰리거나 트위터 논쟁이 벌어지면서 시청률이 수직상승하는 것이 좋은 예다.
◆초당 600건씩 전 세계에서 '짹짹'
트위터는 '작은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 (tweet)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하지만 작은 새들의 이 짹짹거림이 이제는 기존 언론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만큼 늘어나고 있다. 트위터에 등록된 글(트윗) 수를 카운트하는 기가트윗(popacular.com/gigatweet/)에 따르면 트위터 트윗 수가 지난 5일(한국 시간) 100억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에서 11월 사이 주춤했던 순방문자 수도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인터넷조사업체인 컴스코어(Comscore)는 올 1월 트위터 순방문자 수가 지난해 12월보다 8% 증가한 73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트위터 순방문자 수는 지난 2월에도 1월에 비해 10% 내외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권의 경우 지난달 열린 슈퍼볼 경기로 인해 트위터 사용자가 급증했다.
2006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트위터는 2년이 지난 2008년 11월에 이르러서야 메시지 수가 10억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메시지 수 50억개를 돌파하는데는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50억개의 트윗을 기록한 트위터는 올 3월에 트윗 수가 100억개를 넘어섰다. 트위터 관계자에 따르면 매초 약 600개의 메시지가 트위터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하루에 올라오는 메시지 수만 해도 이미 작년 말 4000만건을 넘어섰고 2월 중 5000만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위터 측은 이런 속도라면 누적 트위터 메시지 수가 오는 9월께 200억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위터로 수다떨면서 뉴스 본다
트윗 숫자가 중요한 것은 이 중에 뉴스 링크를 올려놓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용자의 37%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업계에서는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 10개 중 1~2개는 뉴스나 블로그 등의 링크를 동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인들(follower)을 많이 확보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려놓은 뉴스 링크에 클릭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 NBC는 지난달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 시청률이 자정을 넘어 크게 오르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한밤중에 재방송을 보면서 트윗을 하는 이들 때문이란 게 NBC 측의 자체 분석이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는 "트위터로 연결된 사람들은 서로 좋은 정보를 줘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잡담만 하지 않는다"며 "좋은 글이나 뉴스에 대한 링크가 활발하게 퍼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로 뉴스서비스도 바뀔까
트위터 효과가 커지자 NBC는 지난달부터 '당신이 판단하세요(You be the judge)'라는 제목으로 시청자들이 직접 스포츠 선수들에 대해 점수를 매기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트위터 서비스와 연동해서다. 사람들은 방송을 시청하면서 트위터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점수를 매길 수 있다. 미국 CNN의 경우는 지난달 발생한 칠레 대지진 때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통해 방송을 진행,주목을 받기도 했다.
트위터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신문 방송 등의 뉴스를 각자 보던 사람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의 클릭률,시청률 등이 트위터로 연결된 사람들로 인해 시시각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NBC유니버셜의 리서치 부문 알란 워첼 대표는 "사람들은 누구나 무언가를 공유하길 원한다"며 "온라인 상의 실시간 대화는 큰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미래 모든 TV 프로그램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