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株, 재무구조 개선으로 반등 나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하이텍, 농업사업 부문 분할 매각키로…메탈, 상장추진
동부그룹주들이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및 실적개선을 배경으로 주가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작년 말 채권단과 약속한 자금조달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한 데다 계열사 지분매각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동성 리스크를 완전히 씻고 본격적으로 부활하기 위해선 주력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지난 주말 이사회에서 오는 7월 농업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규 법인인 '동부한농'(가칭)을 설립키로 했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하나로, 농업 부문을 분사한 후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추가로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그룹 유동성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작년 말 비상장 자회사인 동부메탈의 지분 53.72%를 김준기 회장과 동부정밀화학,김 회장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고 인천공장 등 부동산을 처분해 모두 475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김 회장은 이 과정에서 3564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이로써 동부하이텍은 2008년 조달한 4257억원을 합쳐 모두 9011억원의 현금을 마련, 산업은행 등 대주단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1차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1만2750원을 고점으로 올해 초 5500원대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최근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다. 이날 종가는 6360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2% 가까이 상승했다.
동부하이텍은 동부한농을 분할 매각하는 한편 동부메탈을 증시에 상장시켜 작년 말 1조4371억원이었던 금융권 차입금 규모를 올해는 4000억원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동부한농의 매출 규모가 지난해 지분 일부를 매각한 동부메탈보다 크고 영업망과 업력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지분 매각 시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동부메탈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폭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동부메탈의 시가총액이 7000억원 정도만 되면 동부하이텍은 유동성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개선된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동부하이텍이 본업인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업 부문 매각으로 반도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회사 측이 공략하고 있는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실적개선이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올해 영업 적자폭이 크게 줄 경우 순익의 흑자전환도 기대할 만하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에서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가 쉽지 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가속화되면서 동부제철과 동부화재 등 주요 계열사들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8000~9000원대에서 횡보하던 동부제철 주가는 작년 말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1만원대를 회복하고 있다. 동부화재 역시 작년 9월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달 9일 2만9000원을 바닥으로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