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전산과학사업단(단장 이영민 · 사진)이 설립된 것은 2008년 12월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한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 사업단으로 시작했다. 목표는 선진국에 비해 미진한 국내 양자 과학 이론을 개발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것.한국인 교수 3명과 외국인 교수 2명이 사업단을 이끌고 30여명의 국내외 대학원생 및 박사급 연구원이 뒤를 밀었다.

포스텍 전산과학사업단이 이 연구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기존의 양자 계산 소프트웨어 패키지로는 나노 전자소자 및 수소 에너지 등 성장성이 큰 분야를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자과학은 다양한 분자계나 고체 물질들의 성질을 이론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하지만 국내에서 이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국내 연구진은 그동안 선진국이 개발한 양자과학 소프트웨어에 의존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양자 과학 프로그램은 제작 초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데다 상당 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포스텍 전산과학사업단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한 지 1년이 채 안 된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 권위지인 네이처에 신물질 개발에 대한 연구 성과를 두 편이나 싣는 쾌거를 거뒀다. 연구 능력은 검증된 만큼 국내 고유의 기술로 양자과학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는 구심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사업단은 기대하고 있다.

양자 과학 프로그램의 특성은 일단 유용하게 운용되는 핵심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노 소재와 같은 물질계를 탐구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작성했더라도 생명 현상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텍 전산과학사업단 관계자는 "포스텍 사업단이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개발하면 신소자나 신물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래형 나노-바이오 융합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도 중요한 연구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분자계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통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