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휴대폰 부문 경쟁력 약화 우려에 따라 '보유'하라고 주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하반기부터는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니 장기적으로 보고 '매수'하라는 진단을 내리는 곳도 있는 것.

◆LG전자, 휴대폰 실적 우려에 약세

시장은 휴대폰 부문의 경쟁력 약화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9일 오후 2시15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2000원(1.90%) 내린 10만3500원을 기록 중이다.

기존 스마트폰 대응전략 부재에 더해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휴대폰 경쟁력 약화가 현실화되면서 LG전자의 연간 실적 기대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며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대해 스마트폰 뿐 아니라 피쳐폰(일반 중저가폰)에서도 전략 및 라인업이 부실하다는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200달러 이상 고가폰이 호응을 얻지 못함에도 지속적으로 그 시장을 타겟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점 △중급 시장에서 눈에 띄는 휴대폰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 △원가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신흥국가에서의 저가 휴대폰 판매량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 등이 주요 이슈라고 설명했다.

그는 "1분기 휴대폰 영업이익률 전망을 기존 1.9%에서 0.6%로, 연간은 3.7%에서 2.5%로 낮춘다"며 "특히 1분기는 시장기대치인 2,3%를 크게 밑돌아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부문의 이익 둔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CD(액정표시장치) TV 이익은 일본 경쟁사들의 가격 공격과 유로화 약세 영향 등으로 1분기 말부터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상당한 이익 하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9000원에서 10만9000원을 낮췄으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KB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10만1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전날 LG전자의 종가가 10만5500원이었던 만큼 현재로서는 사실상 '매도' 의견이다.

◆"하반기를 보고 사라"

이에 반해 '매수'의견을 낸 증권사들의 분석은 현재 휴대폰 부분의 전략이 부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쟁력 회복을 감안하라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현재 LG전자의 주가는 휴대폰 부문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2분기 후반부터는 스마트폰 모델이 나오고, 각 스마트폰들의 차이도 거의 없어져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반기에는 TV와 가전부문이 휴대폰의 실적부족을 충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환율 때문에 이익은 둔화되겠지만, TV·가전 부문 출하량이 이를 압도해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인범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주가에서 중요한 것이 휴대폰인데, 지금의 뉴스흐름은 최악"이라며 "올 1분기 LG전자에 팔 만한 휴대폰 모델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LG전자도 자신들의 전략적 실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며 "이달에는 중저가폰에서 쿠키폰의 후속모델이 나오고, 하반기에는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때문에 뉴스흐름도 차차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