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주식형을 압도하고 있다. 글로벌증시가 조정 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연초 이후 국내외 주식형펀드는 손실 국면에 빠져 있는 반면 채권형펀드는 국내와 해외 모두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채권시장은 각국 정부가 금리인상 시기를 미루고 있는 데다 국내의 경우 WGBI(글로벌 국채지수) 선진국지수 편입 등 호재가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채권형펀드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9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투자원금(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00개 국내 채권형펀드의 올 수익률은 평균 1.98%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802개)가 4.46% 손실을 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4개 해외 채권형펀드도 연초 이후 1.98%의 수익을 올려 3.78% 손실을 낸 767개 해외 주식형펀드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

개별 펀드로는 국내 채권형의 경우 7800억원 넘게 자금이 몰린 '미래에셋솔로몬장기1F'가 연초 이후 2.63% 수익을 내며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은행채에 주로 투자하는 '푸르덴셜은행채1'도 2.61%의 수익을 올리는 등 20개 펀드가 두 달여 만에 2% 이상 순자산을 불렸다. 연환산 수익률로는 10% 안팎에 이르는 성적이다. 기준금리가 12개월째 동결되면서 국내 국공채와 은행채의 가격이 작년 말보다 오른 데 따른 것이다.

해외 주식형에서는 위험등급의 채권을 주로 편입하는 하이일드펀드를 중심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AB글로벌고수익'의 A형과 C형이 나란히 2.9%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을 비롯해 미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위험등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블랙록USD하이일드A'도 2.4%의 수익을 냈다. '푸르덴셜아시아달러1' '하이이머징마켓1C' 등 아시아 신흥국가 채권을 사는 펀드들도 2%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경기상황 등을 고려해 연내 출구전략을 본격 시행하지는 않을 전망이란 점을 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당분간 금리인상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여기에 WGB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세 유입이 기대돼 출구전략을 시행한다고 해도 채권가격의 하락을 방지해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 채권형의 경우 경기 회복세를 믿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신용등급이 A등급 이하의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의 일부를 넣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는 올해 채권투자 비중을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적극형 투자자'는 15%,투자손실을 원치 않는 '안정형 투자자'는 60%까지 늘리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