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태양전지, 10년후 TVㆍ휴대폰만큼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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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절반이 R&D 담당
올들어 독일에 첫 수출
올들어 독일에 첫 수출
지난 5일 경북 구미 LG전자 태양전지 생산라인.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손바닥 크기로 가공한 판들이 육중한 기계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폴리실리콘에 화학처리를 해 전기적 성질을 띠게 하는 공정이다. 옆 라인에서는 폴리실리콘 판을 대형 TV만한 판에 붙여 모듈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반도체 공장처럼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완성된 모듈에 흠집이 있는지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모듈의 색깔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나뉜다. 검은색은 수출용,흰색은 내수용이다.
"태양전지 생산은 빵을 굽는 것과 비슷합니다. 섭씨 800도에서 한 번,400도에서 또 한 번 폴리실리콘 판에 화학약품을 입히는 작업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이 제대로 끝나야 폴리실리콘 판이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LG전자에서 태양전지 사업을 총괄하는 조관식 솔라사업팀장(상무)의 설명이다.
태양전지는 LG전자가 10년을 내다보고 시작한 미래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개조,1m?C1.6m 크기의 태양전지 모듈을 연간 약 52만장 생산하는 120㎿급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내년까지 120㎿급 생산라인 1기를 추가로 건설,'규모의 경제'를 갖출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월 독일을 시작으로 태양전지 수출이 시작됐다"며 "소비재 시장에서 쌓은 LG 브랜드가 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썬텍이나 일본의 샤프와 같은 업계 선두권 기업들의 생산규모를 따라가려면 500㎿ 이상의 생산 시설이 필요하다"며 "내년 이후에도 꾸준한 시설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태양전지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는 R&D(연구 · 개발) 인력 비중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솔라사업팀 소속 직원 220명 중 절반에 가까운 100여명이 R&D를 맡고 있다. 생산보다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중 · 저가 제품으로는 인건비가 싼 중국을 당해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태양전지 사업이 의미있는 규모의 수익을 내는 시점을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선두권으로의 발돋움은 5년 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시설과 R&D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조 상무는 "최근 회사로부터 '한동안 돈벌이 걱정은 잊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태양전지를 10년 후 TV,휴대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사업으로 생각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태양전지 관련기업을 M&A(인수 ·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