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올 들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9일 '2월 채권시장 동향분석' 자료를 통해 지난달 장외채권시장의 거래량이 407조원으로 1월에 비해 14조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21조4000억원으로 1월의 19조6000억원에 비해 9.1% 증가했다. 지난달의 일평균 채권거래량은 사상 최대다.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포인트 하락해 연 4.10%를 기록했다. 연초 연 4.44%에 비해 0.34%포인트 떨어졌다.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하락폭은 더 크다. 이날 5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0.01%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연초 이후 하락폭은 0.39%포인트에 이른다. 국고채 금리의 하락에 힘입어 회사채(AA-등급) 금리도 0.34%포인트 내렸다.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는 원동력은 은행 예금이다. 올 1~2월 은행 저축성예금에 몰려든 돈은 35조원에 이른다. 은행들은 대출해 줄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예대율 규제를 준비 중이어서 더 더욱 대출을 해주기 힘들고 채권매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은행 채권 매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은행은 예금 중 상당액을 머니마켓펀드(MMF)에 집어넣어 채권을 간접 매입하고 있다. MMF 설정액은 지난 5일 78조9000억원으로 올 들어 7조2500억원 불어났다. 신한금융 계열의 신한BNP자산운용은 이달에만 MMF 설정액이 6500억원이나 불어났으며 기업은행 계열의 IBK자산운용도 4300억원가량 급증했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지는 예대율 규제에 달려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예대율을 100% 아래로 맞추는 시한을 올 6월 말까지로 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월까지는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지 못하고 채권을 사들일 것이란 예상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국고채의 경우 3년짜리는 연 3.8%,5년짜리는 연 4.3%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 수신에서 원화대출을 뺀 차액이 현재 130조원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0.3%포인트 정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사 채권딜러들은 최근 일부 경기지표가 꺾이고 있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며 금리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박준동/서정환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