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폭설+지하철2호선 사고로 직장인 지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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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8시경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역에서 을지로 방면으로 운행 중이던 열차가 고장나 2호선이 30분간 운행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던 직장인들이 대거 지각하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특히 전날 밤 서울지역에 내린 폭설을 피해 자가용을 두고 지하철 이용에 나섰던 승객들의 경우 '범 피하려다 사자 만난'꼴로 회사에 늦게 출근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이날 구내 방송을 통해 "당산역으로 진입하던 열차가 폭설로 인한 미끄러짐 현상이 생겨 열차가 멈춰 섰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량의 고장으로 인해 뒤따르던 모든 차량이 연쇄적으로 각 지하철역에서 발이 묶이게 된 것이라고 하고요.
지하철공사는 8시 10분쯤 사고열차를 곧바로 뒤따르다 문래역에 정차해 있던 열차에서 승객을 모두 내리게 한 뒤 당산역 고장차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사고를 수습했습니다.
당시 문래역에 정차한 열차에 제가 타고 있었고요.
문래역에서 '강제' 하차 당한 저를 포함한 승객들은 모두 다음 신도림역을 출발한 열차에 몸을 실은 뒤 하염없는 기다림 끝에 30분이 경과된 8시 30분에야 출발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각사태를 피할 수 없는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고요.
이날 2호선 당산역 열차사고는 연결된 다른 지하철 노선의 혼잡을 가중시켰다고 합니다.
5호선과 환승되는 영등포구청역에서 2호선을 기다리다 5호선으로 갈아탄 한 승객은 "죽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습니다.
폭설로 인한 5호선의 승객 폭주에다 '2호선 피란민'이 겹친 탓이라고 하고요.
이날 2호선 문래역의 정차 차량에서는 지각을 피할 수 없게 된 많은 승객들은 갖가지 표정을 나타냈습니다.
다수의 승객들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어디론가 통화를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지하철이 멈춰 서 있다" "회사 늦을 것같다" "언제 출발할 지 모르겠다"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할 지 어떡해야 할 지 판단이 안선다" 등이 귓전을 울렸습니다.
추정컨대, 이날 8시부터 사고수습이 끝난 8시 30분 사이에 2호선 지하철역 부근의 휴대폰 기지국에선 '통화폭주' 현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하철공사의 권유 방송대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승객들이 하차를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도로에 쌓인 눈으로 인해 시간적으로 별다른 절약을 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날 사고 이후 지하철공사의 방송을 들으며 상황 파악을 한 승객들은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지만 속으론 부글부글 끓어올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지하철공사의 방송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까닭입니다. 사고 원인이 '폭설로 인한 미끄러짐 현상'이라니 말입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열차가 눈길에 미끄러졌다'는 얘기인데 이게 대체 말이나 되기나 합니까?
출근 길에 느닷없이 '지각사태'를 맞은 승객들은 어디에다 '하소연'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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