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언 '손맛'의 비밀…鐵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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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즈노 제조현장 가보니
철 탄소 함유율 0.3%이하 순수
헤드 내부 금속결 그대로 살려
신제품 하나 개발 1년 이상 소요
철 탄소 함유율 0.3%이하 순수
헤드 내부 금속결 그대로 살려
신제품 하나 개발 1년 이상 소요
#1 '꽝 꽝 꽝.'지난 3일 일본 혼슈 히로시마현에 있는 중앙공업의 아이언 헤드 제조공장에서 60t짜리 해머 프레스가 연철 덩어리를 아이언 헤드로 만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이언 헤드와 넥이 연결돼 있고,단류선(금속 조직의 흐름)이 뚜렷하게 살아 있는 아이언 헤드가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다.
#2 같은날 일본 기후현 요로군의 미즈노 테크닉스에선 갓 출시된 JPX E600 아이언을 대상으로 실험이 한창이다. 다양한 자세로 타격할 수 있는 로봇스윙기가 모래 위에 놓인 공을 수십번씩 친다. 이런 실험이 30여 종류다. 관련 데이터는 컴퓨터에 저장돼 신제품 개발에 이용된다.
국내 골퍼들이 선호하는 아이언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미즈노.제품 생산라인을 돌아보면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미즈노 아이언 특유의 '손맛'은 재료에서 나온다. 미즈노는 S25CM이라는 연철을 사용한다. 도요타자동차 등에도 납품하는 중앙공업의 준 요시가와 사장은 "1968년부터 만들고 있는 미즈노 아이언 헤드의 재료는 탄소 함유율이 0.3% 이하인 저탄소강으로 불순물이 다른 연철 단조의 절반 정도"라며 "주조 아이언처럼 녹여서 만들지 않기 때문에 기포가 들어가지 않아 재료의 균일성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미즈노 아이언 제조의 핵심은 '그레인 플로 포지드(grain flow forged)' 기술.세계 8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한 이 제조법은 아이언 헤드에서 넥까지 단류선이 끊기지 않고 한 방향으로 이어지게 해준다. 고열로 달아오른 연철 덩어리를 해머 프레스기로 내리치면 고밀도 조직의 내부 금속 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아이언 헤드 형상이 만들어진다. 12번이 넘는 검사과정을 통과한 헤드는 '미즈노 테크닉스'로 납품된다.
미즈노 자회사인 미즈노 테크닉스는 주로 한국에 수출하는 아이언 완성품을 만들고 골프용품 R&D(연구개발)를 책임지는 곳.공장에서 카본 소재의 샤프트에 연철 단조 아이언 헤드를 조립하고 10여차례 무게 중심을 잡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제품은 완성된다.
연구개발실 한켠에는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골프연습장이 있다. 벙커,가파른 언덕 등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아이언을 개발한다. 신제품 하나를 내놓기 위해 1년 이상 공을 들인다.
미즈노는 한국골퍼들을 위해 맞춤 제작도 하고 있다. 마쓰시타 미즈노 골프사업부 총괄이사는 "한국 골퍼들은 아이언 헤드에 금색 도금,샤프트에는 감색이 들어가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샤프트도 일본 골퍼에 비해 딱딱한 것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일본)=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