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음식료주들을 연일 사들이고 있다. 이에 올해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낸 음식료주들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9일까지 오리온을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15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 외에도 오뚜기(10일), 농심(7일), 남양유업(7일), 롯데제과(7일), 롯데칠성(6일) 등에서 연일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음식료업종지수(-4.98%)는 코스피 지수 수익률(-1.30%)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의 가격 인하 등으로 가격 결정력이 훼손됐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주요업체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는 데 비춰 음식료 업체들의 주가 흐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 곡물가격 등의 대외변수가 업체들에 유리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제품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와 곡물 투입 시차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까지 원가율 하락 추세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4∼2008년까지 음식료주들이 시장 대비 30%가량 프리미엄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가격 결정력 훼손 등으로 인해 되레 할인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화강세 기조와 연초 이후 곡물 가격 안정을 감안하면 주가 할인 폭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비중을 줄였던 종목들에서 (외국인 비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종목별로 차이는 있으나 빙과·제과업체의 경우 가격 인상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 1분기 실적 전망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 말 평균 원·달러 환율이 1277원임을 감안하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업체들에 유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음식료업체들이 원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해 달러로 결제하고, 유산스 등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36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5% 내린 1131.70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할인점의 가격 경쟁 등 우려 요인을 감안해 음식료주 투자 시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 간 가격 할인 정책으로 인해 음식료 업체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업황을 고려해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음식료주는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후 2시41분 현재 CJ제일제당은 전날보다 2.62%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제과(5.22%), 하이트맥주(1.03%), 롯데칠성(1.41%), 빙그레(2.52%), 오뚜기(1.55%) 등도 오름세다. 오리온(-1.94%), 진로(-0.69%), 농심(-0.89%) 등은 하락 중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