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30원대 '턱걸이'…하루만에 하락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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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7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원달러 환율이 10일 거래에서 하루만에 하락반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원(0.33%) 하락한 1130.8원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외국인 주식자금, 대한생명보험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자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12일 대한생명 IPO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이 시장에 유입됐다는 소식은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중국의 2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 급증했다는 소식도 달러 매도 심리를 강화시켰다.
밤사이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은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유럽 국가들의 재무 건정성에 대한 경고 발언을 쏟아내자 유로달러 환율은 1.36달러대로 떨어졌고 엔달러는 89.90엔대로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1원 내린 1133.5원으로 출발한 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출회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의 영향으로 1132.5원까지 낙폭을 늘렸다.
하지만 곧 보합세로 출발한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유로달러가 낙폭을 늘리자 환율은 개장가 부근인 1133원대로 하락폭을 축소했다. 이후 환율은 결제와 숏커버로 1134.5원까지 반등했으나, 역외 달러 매도와 외국인 주식 매수자금 공급 등으로 반락하며 다시 1132원대로 미끄러졌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국내증시 분위기나 유로화와 관계없이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가 나왔다"며 "아시아 통화도 같이 절상 분위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오전 중 원달러 환율은 국내증시에 따라 등락을 보이는 박스권 장세를 펼쳤다"며 "외국인이 7일째 주식을 산 데다 대한생명 관련 자금 출회 때문에 환율의 상승 시도는 다소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오후 들어서 원달러 환율은 1130원 하향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환율은 '팔자'를 외치는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으로 슬금슬금 내려오더니 오후 12시 58분경 1131.3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환율은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반등해 1132원대에서 거래되기도 했으나, 오후 2시를 넘기며 이내 1131원대로 복귀했다. 이 때 딜러들은 조심스럽게 당국의 개입을 추정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1000억원 이상에 육박하고 대한생명 IPO 관련 외국인 투자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는 데도 환율은 1130원선이 무너지지 않고 지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의 개입 매수세에도 환율은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일중 저점인 1130.9원에서 마감됐다.
한 시장참가자는 "오늘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가 관측됐다"며 "당국이 1130원을 지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포스코 배당금 지급과 관련한 외국인 역송금 수요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장중 이와 관련한 움직임은 특별히 포착되지 않았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1p 오른 1662.24를, 코스닥지수는 0.55p 상승한 518.67을 기록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447억원어치를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해외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590달러대를, 엔달러는 90엔대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