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서도 물량 달려
10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1년 전 ㎏당 8000~9000원이던 생물 해삼 가격은 현재 1만3000원 안팎으로 최고 65%(5000원) 올랐다. 해삼의 ㎏당 수출단가는 지난해 1월 4039원에서 올해 1월엔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7959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중국에서 보양음식에 많이 쓰이는 건해삼(말린 해삼)은 1㎏(약 30마리들이)에 40만원 안팎에서 45만원 선으로 10% 이상 올랐다. 건해삼은 생물 해삼을 말리는 과정에서 부피가 10~20%로 줄어 같은 중량이라도 가격이 훨씬 비싸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해삼 소매가격도 오름세다. 롯데마트에서 해삼(120g) 가격은 3580원에서 3980원으로 11.2%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홍해삼(최고급 품종)은 100g당 4500~5500원으로 5~10%가량 상승했지만 그나마 물량이 부족해 상시 판매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해삼은 생산량이 적어 위판장 경매를 거치지 않고 중매인과 어촌계가 직접 거래한다. 어민들은 중국인들이 가격을 10%가량 더 높게 주는 데다 국내 업체들처럼 꼼꼼하게 따지지 않아 선호한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산 해삼 요리는 한마리만 들어가도 30만원에 달하는 일품요리로 여긴다"며 "서해안 일부 업체들에선 건해삼 물량의 70%를 중국인이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장민석 원양물산 과장은 "건해삼 비축량은 지난해보다 20% 줄었고 납품가격은 20% 올랐다"며 "2~3년 전부터 등장한 중국인들이 최근엔 더욱 늘었다"고 설명했다.
횟집들도 해삼을 못 구해 비상이다. 서울 신사동 A횟집 사장은 "예전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국내산 해삼을 떼어왔는데 공급이 줄고 가격은 올라 해삼을 못 내놓은 지 꽤 됐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B횟집 사장은 "국내산 해삼값이 작년의 2배"라며 "한 접시에 2만원인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양을 줄여 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산 건해삼을 쓰는 고급 중식당들도 걱정은 마찬가지.C호텔 중식당 관계자는 "1년치 해삼을 한꺼번에 계약해 당장은 괜찮지만 점점 공급이 줄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세 중식당들은 ㎏당 6만~7만원인 미국산이나 10만원 안팎인 동남아산을 주로 쓴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