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아파트 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할 것이며 이는 점차 지방으로 확산돼 장기적으로 하향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연구원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연평균 9.7% 올라 전국 아파트의 연평균 상승률 7.2%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도권의 아파트 값이 뛴 것은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아파트 실수요 계층인 30~40대 인구가 크게 늘었으며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수도권에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요인들이 변해 가격 패턴이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도시화율이 2005년 80%를 넘어서 도시화 속도가 정체되고 있다. 인구 측면에서도 저출산의 여파로 30~40대 인구가 감소해 아파트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연구원은 수도권의 30~40대 인구가 2013년 876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14년부터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구매능력이 떨어진 것도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 전망의 근거로 꼽혔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지역 아파트의 3.3㎡(1평)당 가격은 평균 1761만원이며 근로자 월급여는 평균 225만9000원이다. 근로자가 서울에서 66㎡(20평)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선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간 모아야 한다는 것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