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를 딛고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자리에 올랐던 강영우씨는 10일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꿈에 대한 헌신,정직과 배려가 바탕이 된 인격,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차관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41기 연수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리더가 되는 3대 여건,헌신 · 인격 · 실력'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어려운 관문을 뚫고 사법고시에 합격했지만 그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 되고 3대 여건을 갖춰 한국과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법조인이 돼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뉴욕주지사였던 피오렐로 라과디어는 판사 시절 배가 고파 빵을 훔쳐먹은 노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뒤 그를 불쌍히 여기고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벌금을 대신 내줬다"며 "라과디어처럼 남의 아픔에 공감하는 좋은 법조인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강 전 차관보는 강연에 앞서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연수원 생활을 시작한 최영씨(30)와 면담을 가졌다. 그는 "한국 시각장애인들에게 길이 막혀 있던 법조계를 열어줘 고맙고,축하한다"며 "모든 게 처음이 중요한데 잘해 낼 거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어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몰고 오지는 않기 때문에 최씨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걸어선 안 되겠지만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관심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전 차관보는 중학교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ui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