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660선에서 주춤하자 실적 호전주들이 각개 약진하는 종목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자동차 항공 등 영업환경이 살아나고 있는 업종에선 올해 기대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1년 신고가를 연일 갈아치우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어 관심이다. 신성장 동력을 갖춘 중소형 우량주들도 대거 신고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추가로 강하게 올라가기 어려운 국면에서는 실적과 재료를 갖춘 개별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도 실적 호전주로 몰리고 있어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을 고려할 때라는 설명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1.41포인트(0.08%)오른 1662.24로 마감했다. 4일째 오름세를 이어가긴 했지만 상승 탄력은 크게 둔화됐다. 지수는 3일째 1660선을 기준으로 소폭 등락 중이지만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0개,코스닥에서 23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적호전 유화·車·항공주 신고가 속출
호남석유는 장중 13만1500원까지 상승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오후 들어 차익 매물이 늘면서 주가는 1.56% 하락 마감했지만 외국계 창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올해 실적 전망이 좋은 데다 중국의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 급증한 23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 석유화학 선물시장이 반등세에 접어들어 당분간 수요도 탄탄하다는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자동차용 전조등 제조업체인 에스엘도 4.87%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2700억원가량의 소형주지만 전조등과 섀시 등 주력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 속에 2월 이후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엘은 할로겐 램프보다 2~3배 비싼 고광도방전(HID)식 전조등을 국내외 주요 완성차업체에 납품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상승 추세여서 외형 확대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GS 환인제약 삼양옵틱스 등도 장중 1년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기대로 전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중소형주들이 선전 중이다. 넥센테크(전기차) 선도소프트(위치기반서비스) 세명전기(고속철도) 모건코리아(원전) 잘만테크(3D) 리홈(생활가전) 등 각종 테마를 보유한 종목들이 무더기로 1년 신고가를 새로 썼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흐름이 둔화된 만큼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실적 개선주 가운데 주가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