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태 신임 수입업협회장 "수출강국 뒤엔 수입업체 숨은 노력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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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과 수출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수입 역군들의 공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
지난 4일 제18대 수입업협회장에 취임한 이주태 회장(미도교역 대표 · 54 · 사진)은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향해가고 있는 시대에도 수입이 수출에 비해 과소평가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입업체들이 질 좋은 원재료를 싸게 들여오면 수출업체들이 이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했다"며 "해방 전후 큰 기술이 없던 시절 수입업체들이 외국의 최첨단 제품을 들여왔고 이를 기반으로 수출업체들이 기술을 개발,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수출 규모가 커지고 G20 의장국을 맡는 등 글로벌 사회에서 입지가 강화될수록 수입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일부 산유국,자원보유국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 150개 이상 국가와의 무역에서 우리나라는 수입보다 수출이 많아 통상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며 "경제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수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은 다양하고 값싼 물건을 들여와 국민들의 복지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도 수입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임기 3년 동안 협회의 연구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수입업협회 8400여개 회원사가 보유한 110개국 6만여곳의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앞으로는 가능한 한 많은 예산을 투입해 무역연구소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며 "회원사에 대한 정보제공 기능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통상과 관련해 통찰력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출범한 협회 산하 원자재 구매전문 영리법인인 코이마홀딩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도 힘쓸 예정이다. 코이마홀딩스는 석유를 제외한 원자재와 중간재를 적기에 저렴하게 대량 구입해 회원사들에 파는 법인이다. 협회는 이 회사를 통해 원자재를 공급받는 기업들이 동일한 품목을 현재보다 평균 5~10%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궁극적으로 수입업협회가 주요 경제단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과 관련한 정부 · 민간 회의에 지금까지는 경제 5단체만 정규 멤버로 참여해 수입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수입업체들의 의사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선경(현 SK네트웍스)에서 일한 뒤 1986년 나일론 원사 등을 수입 판매하는 미도교역을 세워 24년간 운영해왔다. 수입업협회 부회장,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경희대 무역학부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박민제/사진=양윤모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