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태양전지와 차세대 조명,공기조절 관리 시스템,차세대 전지를 4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R&D(연구 · 개발) 드라이브에 나선다. 원천 기술 확보를 서두르라는 구본무 회장의 주문을 사업계획으로 구체화했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연초 시무식에서 "사업의 판도를 바꾸는 기반 기술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가 LG의 미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5~10년 내다보는 '긴 호흡 R&D' 추진

LG그룹은 10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2010년 연구개발성과 보고회'를 개최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확정된 4대 미래성장동력 사업을 육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특히 원천기술 확보에 R&D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R&D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5년,10년 이후를 보는 긴 호흡의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들도 제반 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날 계열사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10개 계열사의 80여개 핵심기술을 일일이 살펴보며 LG만의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 빠짐없이 연초에 열리는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차세대 조명 등 신사업 세부 전략 확정

이날 11개 LG 계열사의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LG기술협의회는 백우현 LG전자 CTO 사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4대 분야의 R&D 현황을 중점 점검하고 향후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태양전지 사업은 화학과 전자,디스플레이가 나눠 맡기로 했다. 화학은 폴리실리콘 등 핵심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전자와 디스플레이는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차세대 조명 R&D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활용한 제품의 종류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LED칩,차세대 조명인 OLED용 소재 등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LED 부품은 이노텍,조명시스템은 전자,OLED 조명용 소재 개발은 화학이 각각 담당한다.

공기조절 관리 시스템은 새롭게 부상한 사업이다. 상업용 에어컨과 홈 네트워크,빌딩관리 솔루션 등을 하나로 묶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에는 대형 빌딩 공조시장 진입을 위한 냉각기 고효율화 기술 개발과 신 ·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공조기술 개발에 힘을 쏟기로 했다.

차세대 전지는 화학의 몫이다. 소형 전지 분야에서는 저가격 ·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전기자동차용 전지는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인력과 예산을 집중하기로 했다.

◆4세대 LTE 표준팀 원천기술상 수상

구 회장은 이날 지난해 뛰어난 R&D 성과를 거둔 30개 R&D 프로젝트팀에 'LG 연구개발상'을 시상했다. 수상자들은 총 17억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높은 성과를 낸 50여명에게는 부부동반 해외여행상품권을 별도로 지급한다.

올해 신설한 원천기술상은 LG전자의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 표준 개발팀과 LG디스플레이의 TV용 형광 OLED재료 개발팀 등 총 7개팀에 돌아갔다. 사업화기술부문과 차별화기술부문 대상은 LG전자의 세계 최초로 테두리없는 LCD TV 구현을 위한 사출기술 개발팀과 LG화학의 PHEV (플러그인 전기자동차)용 고용량 전지 제조기술 개발팀이 각각 받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