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향서 아직 확인 안돼"
북한이 '평건투자개발그룹' 명의로 보낸 의향서에 따르면 "올해 수도 건설에 필요한 자금이 약 3억2000만달러"라며 "국가계획분 외에도 연유 3만t(디젤유와 휘발유 각각 1만5000t),환강 5만톤,시멘트 30만t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향서는 또 "3월부터 당장 기초작업에 들어가게 된다"며 "건설대상 규모가 방대하고 기간이 제한돼 먼저 융자를 받고 상환담보하는 방식이지만 여러가지 특혜조건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융자와 자원개발 교환방식'으로 일단 외자를 끌어들인 뒤 사업 등 대외교섭에 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히 특혜조건에 대해 "허천자 철광산(8억2000만t),온성 동광산(56만6000t) 등 대규모 광권 사업의 선택권과 압록강국경지대의 황금평,위화도,어적도에 대한 50년 장기임대 또는 공동개발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주고받기식' 교섭이 아닌 선의를 다할 것이며 남측 기업의 평양진출을 백방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외자 확충을 위해 남한과 아시아,유럽,미주 등에 손을 뻗고 있다"고 말했다.
의향서는 지난 2월 말 작성된 것으로 평건그룹 본사 주소지는 영어로 '평양 낙랑구역(Rakrang District) 수도건설부'로 돼 있다. 평건투자개발그룹은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 수도건설총회사 정수길 대표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측 기업 중 북측으로부터 이같은 투자 의향서를 받았다는 곳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