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기술주 지수만 놓고 보면 버블 후유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습니다. 지수가 최고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버블 붕괴 이전에 비해 테크놀로지 산업 기반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실리콘앨리인사이더가 간밤에 ‘닷컴 버블 붕괴 후 10가지 놀라운 진척’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습니다. 도대체 어떤 놀라운 변화가 생겼을까요? 맨 앞에 나오는 벤처 투자는 2000년 수준을 훨씬 밑도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묻지마 투자가 성행했던 2000년 같은 시절은 유례가 드물다고 봐야겠죠.
인터넷 보급률은 어떨까요? 2000년 말에는 3억6098만, 지금은 17억3399만…4~5배로 늘었습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아시아에서 5~6배로 증가했습니다. 중국 인터넷 인구만 헤아려도 2000년 세계 이용자보다 많을 겁니다. 휴대폰 사용자는 4억명에서 46억명으로 무려 11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는 AOL 자산가치 추락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타임워너와 인수한 직후인 2000년 1월 AOL의 자산가치는 1610억$(182조원).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 JP모건 애널리스트가 추정해 봤더니 40억$(4조5200억$)밖에 안됩니다. 그러니까 10년 전의 2~3% 수준으로 곤두박질한 거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가총액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2000년 3월에는 6천억$(678조원)을 넘볼 정도로 치솟았는데 지금은 40% 수준인 2530억$(286조원)입니다. 요즘엔 애플이 치솟고 있죠. 애플 시가총액은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9일 MS의 80% 수준인 2020억$(230조원)에 달했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MS 독주는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구글 애플 등과 경쟁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그래도 쇠락하지 않고 검색엔진 빙(Bing) 런칭과 야후와의 제휴, 윈도비스타 ‘삽질’을 만회한 윈도7, 윈도모바일 ‘삽질’을 만회한 ‘윈도폰7 시리즈’ 등으로 ‘회춘 모드’가 확실합니다.
닷컴 버블 붕괴 후 10년 동안 새로 뜬 ‘별’은 과연 누구일까요? 당연히 구글입니다. 구글은 버블 붕괴와 함께 뜨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에는 매출 1910만$에 손실이 1470만$이었습니다.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했다면 망했을 겁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매출 240억$에 순이익이 65억$에 달했죠.
샛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톱스타로 뜬 애플입니다. 잡스는 버블 붕괴가 시작된 2000년 1월 애플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습니다. 이때부터 아이팟으로 바람을 일으켰고 2007년 아이폰을 내놓아 세상을 뒤집었습니다. 2000년 50억$이었던 애플 현금자산은 지금은 400억$입니다.
버블 붕괴 충격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스타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기업인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버블 붕괴 직전에 하늘 모르고 치솟았고 붕괴가 시작되면서 바닥 모르고 추락했습니다. 2000년 초 100$을 웃돌았던 주가가 1년만에 10$ 이하로 곤두박질하더니 지금은 130$을 돌파했습니다.
버블 붕괴 전에는 태어나지도 았았던 무서운 기업들도 있죠.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가 대표적입니다. 소셜네트웍 서비스 기업인 페이스북은 가입자 4억을 돌파하며 구글을 위협하고 있고 유튜브는 구글 품에 안겨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는 이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무서운 신예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싸이월드 돌풍'을 제외하면 기억할 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네이버 다음이 견뎌내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고, ‘온라인게임 종주국’을 자부했던 게임업계는 ‘바다이야기 후유증’에 시달렸고…소프트웨어는 말할 것도 없죠.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선전한 게 그나마 위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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