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개태사의 고추장부각과 엄나무 · 왕소금 · 송진으로 만드는 분말 치약,금산 극락사의 인삼튀김과 인삼정과,솔잎가루와 뽕잎가루로 만든 홍성 미타사의 백설기,10년 이상 묵은 간장과 밀 · 콩 · 수수로 6일 이상 띄운 메주로 만든 아산 백련암의 밀고추장….

대전 · 충청지역의 사찰음식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사찰음식 순례-대전 · 충청편》이 나왔다. 도록 형식의 보고서인 이 책에는 조계종 총무원이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대전 · 충청지역 조계종 사찰 223곳과 타종단 사찰 440곳 등 660여개 사찰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찰음식 현황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특히 방문조사를 벌인 85개 사찰 가운데 38개 사찰의 일상식과 특별식 137개 메뉴를 시연해 계량화한 내용과 조리법,사진 등을 소개하고 있어 사찰음식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오랫동안 전승돼오다 근래에 사라진 24종의 사찰음식을 재현하고 사찰별로 특징적인 음식도 소개해 주목된다.

덕숭산 수덕사는 다시마 · 고추 · 들깨송이 등에 찹쌀풀을 묻혀 말린 후 기름에 튀긴 부각으로 유명하다. 감자를 크게 썰어 걸쭉하게 끓인 감자왁저지,들깨즙을 넣어 만든 채계장,도토리묵을 얇게 썰어 김치 · 김 · 오이채와 함께 먹는 묵탕도 수덕사의 별미다. 큼직하게 썬 무와 콩나물,능이버섯,건표고,건고추를 넣고 2시간 이상 푹 끓인 예산 보덕사의 감기탕,현대 · 신세계백화점에 선물용으로 납품하는 공주 영평사의 장류와 죽염 등도 입맛을 돋운다.

조계종 총무원은 "조사 결과 음식의 근간이 되는 된장 · 간장 · 효소 등의 양념류와 김치류，장아찌류，차류 등은 잘 전승되고 있지만 적잖은 부분이 사라지거나 일반음식화，인스턴트화，퓨전화되고 있어 사찰음식에 대한 연구조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조계종은 지난해부터 6개년 계획으로 전국의 사찰음식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올해에는 대구 · 경북지역 1000여개 사찰을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비매품.(02)737-0623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