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모든 영역에 걸쳐 지난해 수능보다 체감 난이도가 높아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험생들은 점수가 좋지 않다고 실망하기보다 실력을 점검한 계기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올해 정시모집의 경우 수능의 영향력이 한층 커진 만큼 수험생들은 첫 평가 결과를 토대로 수능이 치러지는 11월까지 학습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등급구분 점수를 기준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오는 6월 모의수능 평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서울대 수시모집의 최저 학력기준은 2개 영역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 시험에서 언어 84 · 수리 가 76 · 수리 나 57 · 외국어 77점 (이투스청솔학원 추정) 이상 나온 수험생이라면 서울대 수시를 노려볼 만하다.

◆전 영역 체감난이도 급상승

조은경 비상에듀 출제개발부 이사는 "3월 첫 시험인 점을 감안해 비교적 평이한 유형으로 출제됐으나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2010학년도 수능보다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역별로 보면 1교시 언어영역은 쉽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보다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조 이사는 "문학의 경우 수험생들에게 낯선 작품이 많이 출제돼 어려운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고전 소설인 '장경전'을 제재로 한자 성어를 이용해 내용을 물어보는 문제(32번) 및 유사한 구조를 지닌 다른 작품과의 공통점을 파악하는 문제(35번) 등이 있었다. 이투스청솔이 추정한 언어영역의 1등급 구분 점수는 89점(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으로 지난해 수능(94점)보다 5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영역도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도형에서 점 또는 넓이의 규칙성을 찾는 추론 문항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다는 분석이다. 수리 가형과 나형의 1등급 구분 점수도 지난해 수능보다 각각 1점,12점씩 하락한 87점,79점으로 추정된다.

외국어영역의 경우 어휘와 구문의 수준은 평이했으나 어법 문제가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듣기 문항은 가방 디자인 고르기,도표 이해 등을 소재로 한 대화 내용에 대한 사실적 · 추론적 이해를 묻는 문항이 많았다. 외국어영역의 1등급 구분 점수도 지난해 수능(92점)보다 3점 하락한 89점으로 예상된다.

◆6월 평가까지 취약부분 보완해야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결과를 통해 취약부분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영역별 학습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성적표상의 백분위 점수를 통해 영역별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입시분석실장은 "6월에 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모의수능평가는 재수 이상 수험생들도 함께 치르는 만큼 더욱 객관성이 높아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며 "6월 시험을 목표로 학습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영역별 학습 전략을 보면 언어영역의 경우 먼저 수능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 유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언어영역의 문제는 어느 정도 유형화돼 있다"며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 유형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변형 문제를 예상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비문학 지문에서는 핵심 주제어가 동일한 지문을 재출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출된 핵심 주제어를 다시 한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수리영역은 통합 문제에 대비해 기본 공식을 철저히 정리해야 한다. 특히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1학년 수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으나 기본공식은 반드시 정리해야 수능 고난도 문제를 풀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수리영역 역시 그동안 출제됐던 문항과 유사한 형태의 문항들이 많이 출제되는 만큼 기출 문항들을 분석하고 유사한 형태의 문항들을 많이 풀어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외국어영역의 경우 감을 잃기 쉬운 '듣기' 문항에 대비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 평가이사는 "수능 듣기 평가는 전체 50문항 중 17문항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영어 듣기를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외국어영역 실력의 기본인 어휘력 향상에도 신경써야 한다. 어휘 학습은 단순 암기로 인해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만큼 등 · 하굣길 또는 쉬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