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줌마'들이 선호하는 자녀 진학코스도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초만해도 강남 8학군 지역 중 ·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국내 'SKY'(서울 · 고려 · 연세대)나 외국 명문대에 진학시키는 것이 정규 코스였다. 아니면 아예 중학교 때부터 외국에 보내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게 하는 코스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요즘은 어떨까. 강남 학원 관계자들이 꼽는 최상의 진학코스는 '초등학교 1~2년 어학연수-국제중-특수목적고 · 자립형 사립학교-SKY'다. 유학허브의 임정민 본부장은 "중학교 때 외국으로 나가면 그 곳에 있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돌아오기 힘들다"며 "요즘 어학연수는 대부분 초등학교 때 마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생 딸의 어머니인 강남구 대치동의 김모씨(42)는 "어학연수가 영어공부도 되지만 비용도 더 싸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딸의 한달 사교육비가 164만원인데 곧 중간고사 기간이 오면 과목별로 50만~100만원대의 보충과외를 시켜야 한다"며 "미국으로 연수를 간 또래 옆집 아이의 한달 교육비 200여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제중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전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는 강남 8학군 일반고교에 비해 SKY 진학률이 높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합격생 숫자를 기준으로 한 상위 20개 고등학교 중 19개가 특목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의 11개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본격 도입된 자사고가 새로운 인기 대상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곽문일어학원의 곽문일 학원장은 "자사고가 재단에 돈이 많고 좋은 교사를 영입하다보니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일부 학생들의 경우엔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국내 대학 '국제학부'에 들어오는 코스가 요즘 각광받고 있다. 곽 원장은 "특목고를 거쳐 SKY에 가려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회해서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