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가 1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도 20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산업생산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는 올 들어 2월까지 모두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등은 경기과열로 출구전략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월 상승률(1.5%)을 웃도는 것은 물론 금리 인상의 잣대로 거론되는 1년만기 은행 예금금리(연 2.25%)를 넘어섰다. 춘절(음력 설) 기간 식품가격 상승(6.2%)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2월 생산자물가도 5.4% 오르며 전달(4.3%)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중국의 물가는 인플레 우려를 낳을 만큼 빠른 속도로 뛰고 있다.

2월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0.7% 올라 전월(9.5%)의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출 억제 등에도 불구하고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발표한 은행의 2월 신규 대출은 7000억위안으로 전달(1조3900억위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총통화(M2) 증가율은 2월 말 현재 올해 목표치 17%를 크게 웃돈 25.5%에 달했지만 지난해 11월(29.7%)부터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은 1~2월에 전년 동기보다 20.7% 늘어났다. 자동차 생산이 87.7% 급증한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올 들어 2월까지 소비 증가율도 17.9%를 기록,지난해 12월(17.5%)은 물론 올해 목표치 15%를 크게 웃돌았다. 도시 고정자산투자도 26.6% 증가해 지난해 12월(18.5%)의 증가폭을 크게 넘어섰다. 특히 부동산개발 투자가 31.1% 늘었다.

브라이언 잭슨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이코노미스트는 "원자바오 총리가 공언한 대로 소비자물가를 3% 선에서 억제하고 경기과열을 막으려면 금리 인상 및 위안화 절상과 같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이달에 올리지 않더라도 2분기 초에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올해 연간 물가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충분히 통제 가능할 것"이라면서 "경기 과열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