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 않다" 韓 주장 신빙성 의문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나온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와 골프숍에 함께 가서 H사의 아이언 골프채와 골프공 등을 사줬다"며 "골프숍 직원이 한 전 총리를 (아내로 착각하고) '사모님'이라고 해서 높은 양반한테 사모님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혼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장은 "당시 대한통운 서울지사가 발행한 10만원권 수표 99장이 골프숍 계좌로 들어갔는데 지불 액수가 기억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 600만원 정도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조사과정에서 그건 아이언 골프채 가격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답했다.
곽 전 사장은 그러나 2004년 총선 당시 선거자금 1000만원을 한 전 총리에게 건넨 사실은 부인했다.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원을 들고 찾아갔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곽 전 사장은 이에 앞서 두 사람의 관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나는 한 전 총리와 친하다고 느꼈다. 장관이나 총리를 할 때는 만나기 힘들었고 국회의원일 때는 종종 만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쓰던 휴대전화 번호 2개가 적힌 곽 전 사장의 수첩을 증거로 제시하며 한 전 총리가 총리로 재직할 때 통화한 적이 있는지,어떤 용무로 통화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곽 전 사장은 "밤 9시쯤에 통화를 한 적이 있다"며 "석탄공사인지 한전인지에 가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측은 곽 전 사장에게 5만달러를 받은 사실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또 총리공관에서 버젓이 돈을 받았다는 정황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은 지난 8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매주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 심리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 9일 선고가 내려진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