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이론적으로만 제기돼 온 구상성단(球狀星團)의 거대 구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명균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은 처녀자리 은하단 근처에서 방랑하는 여러개의 구상성단으로 이뤄진 이른바 '구상성단 덩어리 구조'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은하단은 수백억~수천억개의 별이 모여 생기는 은하가 수백에서 수천개 모여 있는 천체를 말한다. 구상성단은 약 100만개의 별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모인 구조로 그 직경은 약 40광년(1광년:빛의 속도로 1년간 이동한 거리) 가량이다. 일반적으로 은하내부에서 발견되고 은하 주위로 몰리거나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아 '방랑하는 성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은하단 중심부에 구상성단이 몰려 큰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해 왔다. 연구팀은 은하단 중 지구에서 가장 가깝고 넓으며 가장 밝은 수천개 은하가 포함된 처녀자리 은하단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미국 뉴멕시코 주에 있는 직경 2.5m 망원경,디지털카메라의 일종인 CCD 카메라 및 분광기를 이용한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구상성단 덩어리의 존재와 이것이 은하 사이를 떠돌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지도를 만들어 냈다.

이명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은하및 은하단의 형성과 진화 및 구상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 11일(현지시간)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